금융권 "책무구조도로 업무 부담 가중"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3일, 오전 08:01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한 책무구조도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 내부통제가 개선됐다는 평가지만 이에 못지않게 피로도도 쌓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사진=연합뉴스)
23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책무구조도 시행의 효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11개 금융사 준법감시 책임자(임원 및 부서장)들은 △제도 시행 후 긍정적 효과 △부정적 효과 △제도의 완결성 △제도 운영의 합리성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제언 등 총 5가지 항목에 대한 답변을 했다.

조사는 5개 시중은행, 1개 금융지주, 3개 지방은행, 2개 인터넷전문은행 대상으로 진행됐다.

책무구조도 시행 후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는 각각 크게 3가지로 추려졌다. 긍정적 효과로는 △내부통제 책임의식 고취(11개사) △업무 프로세스 정비(8개사) △책임 사각지대 축소(6개사) 등이 꼽혔다.

책무구조도 도입 전에는 내부통제가 준법감시부서나 감사부서에만 담당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현재는 일선 영업부서도 관심이 증대됐다는 설명이다. 또 자기 책무에 대한 이해도가 증진됐다는 평가다.

부정적 효과로는 △과도한 점검 부담(11개사) △기존 통제체계와의 중복(10개사) △임직원들의 소극적인 업무 태도(5개사) 등의 답이 나왔다.

특히 11개사 공통으로 과도한 점검으로 인한 상당한 부담이 꼽혔다. 주기적 점검 항목이 지나치게 많아 피로도가 극심하다는 반응이다. A은행의 경우 반기와 연도말에 임원이 점검해야 할 항목이 56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과 겹치는 점검 항목이 많다는 점도 10개사나 꼬집었다. 자전감사, 운영리스크점검 등 유사한 점검 체계와 중복돼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금융사에서는 임직원들이 도전적이기보다는 사고를 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전한 업무를 선호하는 기업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에서는 책무구조도를 보강하고 개선할 내용 또한 담겼다. 공통적으로 ‘모호한 개념’이 꼽혔는데 책무의 개념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CEO의 총괄 관리의무 범위도 과도하게 책정돼 당국의 재량권 행사가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개선 방안으로는 △판단기준 정립을 위한 세부기준을 구체화하고 사례 등을 보강하라는 의견이다. △‘1책무-1책임자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책무구조도 외 다른 내부통제 방안도 개발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제재 절차 중 입증책임도 임원에서 금융당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영국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결과 중심 편향을 제도화한다는 비판에 입증책임을 당국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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