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인사업 관련 기업들 조사 공무원 다 쫒아냈다”…뉴욕타임스 폭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5일, 오전 11:4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문의 코인 비즈니스 관련한 기업들을 조사했던 감독기관 공무원들이 부당한 이유로 무더기 징계 처분을 받고 공직에서 퇴출당했다는 외압 정황이 보도됐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예측시장과 크립토 기업들이 어떻게 감독기관을 압도했는가’라는 탐사보도를 통해 가상자산 감독기관인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둘러싼 외압을 보도했다. 샤론 라프라니에르(Sharon LaFraniere)·데이비드 야페-벨라니(David Yaffe-Bellany) 기자는 30명 이상의 전·현직 직원과 회사 관계자를 인터뷰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CFTC는 작년 가을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제미나이 계열사의 예측시장 관련 사업의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었다. 이들 기업 모두 트럼프 가문의 코인 사업과 연결돼 있었다. 크립토닷컴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주주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의 긴밀한 사업 파트너다. 폴리마켓은 트럼프 주니어가 고문을 맡고 있다. 제미나이 창업자들은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사교클럽 투자자,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공동 설립한 코인 기업의 후원자다.

당시 CFTC 고위 공무원들은 이들 기업들이 사기 방지 장치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심사 통과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자 당시 CTFC 임시 위원장이었던 캐롤라인 팸(Caroline D. Pham)과 브리짓 웨일스(Brigitte Weyls) 수석 고문은 이들 기업의 심사 처리에 개입했다.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CTFC는 이들 기업에 문제 제기를 했던 2명의 고위 공무원들에 직무정지, 청사 출입 금지 처분을 내리고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코인 관련 법 집행을 맡았던 다른 3명의 고위공무원들도 같은 처분을 받았다.

이들 전·현직 직원들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그 (코인) 산업들에 문제를 일으키리 말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감독해야 할 강력한 (코인) 사업 이해관계들에 의해 CFTC가 무너져 내린 여러 사례 중 하나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방문을 마친 뒤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FP)
실제로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제미나이 관련 코인 조사를 하는 공무원들은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 앞서 크립토닷컴은 대형 거래업체들에게 일반인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면서도 이를 감췄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CFTC 담당 공무원들이 조사하려고 하자, CFTC 윗선(팸과 웨일스)는 이들을 논의에서 배제시켰다.

폴리마켓 창업자(Shayne Coplan)는 2024년 미국 대선 베팅 관련해 불법 정황 드러나 FBI 압수수색, CFTC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7월 두 조사 모두 중단됐다. 폴리마켓은 트럼프 주니어를 고문으로 임명한 뒤 불법 우려가 있는 중개업체를 통한 베팅 허용을 승인받기도 했다.

제미나이가 CFTC 인사에 영향을 끼친 외압 정황도 드러났다. 브라이언 퀸텐즈(Brian Quintenz)는 자신이 제리미나의 CFTC 비판에 동조하겠다는 약속을 거부했고 CFTC 위원장 지명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미나이 창업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제미나이 창업자(타일러 윙클보스)는 위원장이 되면 제미나이 사업과 관련한 진정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거부하자 제미나이 창업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문제 삼았고, 결국 트럼프가 자신의 지명을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코인 기업 쿠코인(KuCoin)에 대한 처분에도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 취임 직후인 작년 2월 당시 쿠코인은 무등록 영업 혐의로 CFTC 제재 처분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당시 쿠코인은 트럼프 일가의 코인 스타트업(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신규 코인 2개를 상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팸 CFTC 임시위원장은 소송을 담당하고 있던 CFTC 변호사들에게 소송 취하를 지시했다. 수백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벌금은 불과 50만달러(7억원)에 그쳤다. 이어 CFTC는 다른 코인 기업들에 대한 5건 이상의 조사도 중단했다.

이어 CFTC는 관련 코인 사건을 담당했던 CFTC 고위집행책임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결과 2명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해고됐고, 2명은 강등됐으며, 1명은 CFTC를 사직했다.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제미나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코인 비즈니스 관련해 연관이 있는 기업들이다. (사진=뉴욕타임스)
이처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 16개월 동안 CFTC는 인력을 축소했고, 경력직 공무원들을 숙청했으며, 코인 단속을 크게 줄였고, 예측시장 산업에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CFTC 위원장에는 코인 기업들은 대리한 변호사인 마이클 셀리그(36)가 임명됐고, 나머지 위원(4명) 자리는 공석으로 뒀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당시 CFTC는 80건이 넘는 코인 관련 사건 처리 결과를 발표했으나 CFTC가 트럼프 2기 동안 발표한 사건 처리 결과는 2건에 불과했다.

30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해 은퇴한 전 고위 집행 책임자인 그레천 로우(Gretchen Lowe)는 “정치가 CFTC에 이렇게 극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직 재판 변호사 앤드루 로저스(Andrew Rodgers)는 “CFTC의 중요한 코인 사건들을 담당했던 집행 인력을 몰아내려는 지속적인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셀리그 CFTC 위원장은 “특정 기업을 봐주지 않는다”며 외압을 부인했다. 팸 전 위원장과 웨일스 전 수석, 트럼프 미디어는 뉴욕타임스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같은 보도를 한 벨라니 뉴욕타임스 기자는 댓글을 통해 “최근 나와 동료 기자들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기관, 즉 CFTC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이 기관은 미국 금융시장의 특수한 영역을 감독하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연방기관”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이제 갑자기 코인과 예측시장이라는 점점 더 중요한 두 영역에서 핵심 규제기관이 됐다”며 “하지만 바로 그런 책임을 떠안는 시점에 인력은 급감하고 있고 연방 규제기관들은 이전 행정부의 공격적 집행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기사는 공개 하루 만에 뉴욕타임스 웹사이트에서 37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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