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작년 9월부터 담합 과징금 291억 감면…자진신고제 재발은 못막아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5일, 오전 10:42

[자료]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2024.11.12 © 뉴스1 김기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 취임 후 담합 사업자들의 과징금 291억 원을 감면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진신고제 등을 활용한 기업들의 과징금을 37%가량 감면한 수준이다.

다만 자진신고제가 재발을 막지 못하면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병기 취임 후 과징금 291억 감면…전체의 37.8%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9월 16일 주 위원장 취임 후 최근까지 담합 사건을 제재하면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44조를 적용해 23개 기업의 과징금을 면제·감경했다.

담합을 벌인 기업들이 내야 할 과징금은 769억 56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등을 인정해 37.8%에 해당하는 291억 100만 원을 감면했다.

이에 이들 기업에는 478억 55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를 한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거나 증거 제공 등을 통해 공정위 조사 및 심의·의결에 협조한 자의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징금 감면 외에 고발 면제도 가능하다.

공정위가 담합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진 신고하고 증거를 최초로 제공하면 1순위로 인정해 여타 요건을 심사한 뒤 과징금과 시정 조치를 면제한다. 2순위 자진신고자에게는 과징금 50%를 감경하고 시정 조치를 감경할 수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설탕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2026.2.6 © 뉴스1 박정호 기자

자진신고제 '깜깜이'에 재발 못 막아…"실효성 높여야"
담합 적발을 위해 마련된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가 재발을 막지 못하면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법은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 및 심의·의결에 협조한 자의 신원과 제보 내용 등 관련 정보를 제삼자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최근 개별 사건에 대해 자진신고제를 적용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자진신고자의 신원을 보호해 담합 신고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이 때문에 외부 감시와 견제는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공정위가 거액 담합 사건을 제재하면서 공표한 과징금액과 실제 징수한 과징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더욱이 면제 또는 감면을 받은 기업들이 재차 담합을 벌이는 사례도 적발됐다.

4년여에 걸쳐 삼양사, 대한제당과 설탕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확인돼 지난 2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CJ제일제당은 2007년에도 설탕 담합을 벌이다 적발된 바 있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삼양사, 대한제당 등 두 곳과 함께 적발됐으나 리니언시에 따라 고발을 면제받고 과징금을 50% 감경받았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공정위는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담합을 한 뒤 5년 이후 10년 이내에 다시 담합할 경우 자진신고자 과징금 감경 혜택을 절반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현행 제도는 담합 제재 후 5년 이내에만 감면 혜택을 박탈하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되 5∼10년 사이 재담합을 벌일 경우 감면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진신고자 감면 규모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담합을 주도하거나 시장 지위가 가장 높은 사업자에게는 리니언시 감면 혜택을 배제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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