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부테린이 밝힌 이더리움 방향성…“이사회 늘려 내 영향력 줄이겠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5일, 오전 10:5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더리움 공동설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최근 수개월 간 이어져 온 이더리움재단의 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현재 재단 이사회가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조직을 확대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 줄여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재단은 전체 네트워크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의 노드일뿐이라고 탈중앙화에 반한다는 비판에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설립자
부테린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장문의 게시글에서 “이 글은 이사회 공식 입장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 견해”라고 전제한 뒤 비영리재단인 이더리움재단의 지속적인 리스트럭쳐링(ongoing restructuring)을 이 같이 설명하면서 자신이 보는 장기 기술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올해 초 토마시 스탄차크의 뒤를 이어 임시 공동 전무이사를 맡은 바스티안 아우에가 전환 작업의 상당 부분을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테린은 이사회가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며, 조직 내 자신의 영향력은 계속 줄어들 것이고 “솔직히 그것이 내가 원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 글은 재단 내 고위 인사들의 잇단 이탈로 재단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나왔다. 올 들어 최소 8명의 고위 기여자가 재단을 떠났거나 떠날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5명은 5월에 집중됐다. 스탄차크는 별도로 공동 전무이사직에서 물러났고, 또 다른 프로토콜 클러스터 공동 책임자인 알렉스 스톡스는 안식년에 들어갔다. 지난해 재단 정규직 개발자 자리에서 물러나 템포로 옮긴 단크라드 파이스트 전 개발자도 이번주 이더리움이라는 자산과 “더 경제적으로 정렬된” 별도의 이더리움 옹호 조직을 위해 10억달러를 조달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부테린은 자신과 재단이 공개적으로 강조해 온 탈중앙화, 프라이버시, ‘피난처 기술’이라는 레토릭이 실제 재단의 행동과 맞지 않는다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청취해왔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렇게 이상주의를 강하게 밀어부친 비판론자들의 지적은 나에게 가장 강하게 다가왔고 고통을 느끼게 하는 종류의 비판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부테린은 “재단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중심이 아니라 다른 노드들과 나란히 존재하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하나의 노드로 이해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단이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약 0.1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개인 보유자보다 적고 다른 블록체인 재단에서 흔히 보이는 10~50% 수준을 크게 밑돈다고 설명했다. 또 재단은 원래 이더리움 출시 전 문서에 명시된 작업을 완수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그 임무는 2022년에 끝났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판매 자료에 따르면 이더리움재단의 장기 기금에는 약 600만 ETH가 배정됐다. 이는 2014년 크라우드세일에서 판매된 약 6000만 ETH의 10%, 이더리움 제네시스 공급량 약 7200만 ETH의 약 8.3%에 해당한다.

그는 “앞으로 재단은 이더리움이 검열 저항적이고,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며, 개방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부테린은 “재단은 남은 자원을 폭넓은 활동보다 장기 지속성에 쓰기로 선택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재단이 이제 이더리움의 회복탄력성에 핵심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활동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존경받는 일부 기여자와 프로젝트가 재단 밖에 있게 된다는 뜻이며, 그는 “중요한 과제가 외부 자본을 유치할 수 있게 하려면 사실상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방향성은 재단이 지난 3월 내놓은 임무 선언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문서는 CROPS 원칙을 공식화하고 재단을 네트워크의 “많은 관리 주체 중 하나”로 묘사했다. 다만 이 문서는 이후 내부 충성 서약과 밀레이디에서 영감을 받은 문화적 신호를 둘러싼 보도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기술 측면에서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다음 단계를 규정해야 할 세 가지 우선순위를 제시했다. 첫째는 인공지능(AI) 보조 형식검증을 통한 “버그 없음이 증명 가능한 이더리움”이다. 그는 약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 목표가 널리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고 말했다.

둘째는 가용 체인 합의다. 이는 비동기 환경에서의 장애 허용성과 공격자가 노드의 최대 49%를 통제하는 상황에 대한 보호를 결합한 속성이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이미 이를 갖추고 있으며, 린 합의가 도입되면 비동기 환경에서 전통적인 BFT식 안전성과 동기 환경에서 49% 공격자에 맞서는 비트코인식 작업증명 안전성을 모두 제공하는 유일한 체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셋째는 중개자 최소화다. 그는 FOCIL, EIP-8141, EIP-7701, 그리고 EF의 코하쿠 지갑 프레임워크에서 진행 중인 작업을 예로 들었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속도만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거부했다. 다만 자신이 제시한 목표들이 높은 TPS와 양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능한 한 빠르고 확장 가능하되, 다른 체인들보다 아주 조금만 더 탈중앙화되는 길은 평범함으로 가는 길이며, 우리가 그렇게 하려 한다면 패배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또 “노드의 34%가 오프라인이 됐을 때 이더리움이 사회적 합의와 하드포크에 의존해 구제받는 것은 괜찮지 않다”고 썼다. 이어 “하이퍼레저, BNB, 솔라나, 템포 같은 체인에는 괜찮을 수 있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예컨대 지캐시에는 괜찮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테린은 ETH를 이더리움의 “재무적으로 말해 가장 가치가 높은 제품”이라고 불렀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는 속성들이 ETH에 긍정적이라고 말하면서도, “ETH를 지원하기 위한 일부 필수적인 작업은 재단의 범위 밖에 있으며 다른 영웅들, 그 중 일부는 재단보다 더 많은 ETH를 보유한 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재단이 그런 조직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씨앗을 뿌릴지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부테린은 EF가 “예전보다 더 작은 배, 더 뚜렷한 의견을 가진 배, 어떤 경우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 강한 의견을 가진 배, 그러나 더 오래 지속되는 배”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재단의 새로운 장기 형태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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