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로 하면서 그가 내놓을 수습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 사과를 넘어 추가 문책이나 의사결정 구조 개편, 5·18 관련 기관 후원 등 고강도 쇄신안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한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정 회장이 직접 공개석상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사전에 일정이 공개된 만큼 단순한 유감 표명에 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케팅 기획 및 의사결정의 '의도성' 여부 밝힐 듯…추가 문책 가능성도
가장 먼저 거론되는 수습책은 추가 문책이다. 정 회장은 논란 직후 손정현 전 SCK스코리아 대표를 즉각 경질한 바 있다. 대국민 사과에서 그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까지 공개하는 만큼 이벤트 기획·승인·검수 과정에 관여한 마케팅 및 브랜드 관리 라인에 대한 추가 인사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안을 특정 개인의 실수로만 규정하기보다 '내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실패로 보고 조직 차원의 재발 방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특히 문제의 프로모션이 어떤 경위로 기획·승인됐는지, 마케팅 기획 과정에서 '의도성'이 있었는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마케팅 기획 과정과 의사 결정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커머스팀(온라인 마케팅 담당)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이후 커머스팀은 조직도에서 삭제 처리됐고 본사 감사팀이 기획·결재 라인을 보는 것은 물론 관련자의 업무용 컴퓨터와 개인 휴대전화를 포렌식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들은 문제의 문구가 특정 의도를 담은 것이 아니라 여러 홍보 문구 중 하나였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마케팅 결제 체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대규모 연례 이벤트와 달리 단발성 온라인 프로모션인 만큼 내부 결재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중 두 차례 개최하는 대규모 'e프리퀀시' 이벤트의 경우 정 회장 직속 경영전략실에 보고되지만, 단발성 온라인 프로모션인 만큼 내부 결제로 진행됐을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24일 인천공항 스타벅스 앞에서 외국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서 시작된 불매 움직임이 세월호 참사 추모일 '사이렌' 논란까지 더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전 SCK컴퍼니 대표와 함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모욕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당한 상태다. 2026.5.24 © 뉴스1 안은나 기자
조사 결과에 따라 단순 책임자 문책을 넘어 스타벅스코리아의 브랜드·마케팅 승인 체계를 손질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러 프로모션이 수시로 진행되는 구조라면 특정 날짜나 역사적 사건과 충돌할 수 있는 문구·이미지를 사전에 거르는 별도 검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202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추모일에 진행된 '사이렌 이벤트'도 SNS를 통해 문제 삼은 만큼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 단독의 마케팅 실패를 넘어 신세계그룹의 브랜드 리스크 관리 부재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이에 정 회장이 '역사·인권 검수위원회' 신설 등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개편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 단순 후원을 넘어 '재발 방지' 의지 보여줘야 하는 상황
5·18 관련 단체와 유족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후원안도 거론된다. 단순 일회성 기부를 넘어 그룹 차원의 '사회적 보상안' 성격을 띤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5·18 역사교육, 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유족 지원, 광주 지역 청년·문화 사업 등을 포함한 장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돈으로 덮으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관련 단체와 협의를 전제로 한 후속 대책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과거 무신사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광고 문구로 논란을 빚은 뒤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조용히 7년째 박종철열사기념사업회 회원으로 가입해 개인적으로 조용히 후원 및 활동을 이어온 사례처럼, 정 회장 역시도 개인 차원의 후원회원 가입이나 장기적 교류를 위한 약속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회장이 직접 광주를 찾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광주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장소를 찾았지만, 재단 측이 만남을 거부하면서 사태 수습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 회장이 직접 광주 지역을 방문해 5·18 관련 단체와 유족에게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나서는 만큼 사과문만 읽고 끝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책임자 문책, 장기 후원, 광주 방문, 재발 방지 시스템 등 가시적인 후속 조치가 얼마나 담기느냐가 여론 반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스타벅스 '탱크데이(Tank Day)' 마케팅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사과문이 붙어있다. 2026.5.22 © 뉴스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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