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인근에 정박 중인 화물선들.(사진=연합뉴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핵협상 재개를 놓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폐기를 두고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다만 공식 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실제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협을 개방한 뒤 핵 문제는 후속 협상으로 넘기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지나는 핵심 요충지다. 현재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 해역에는 전 세계 선박 1500~2000척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긴장이 완화하면서 최근 들어 유조선 통항도 조금씩 재개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호르무즈해협에 약 3개월간 발이 묶였던 HMM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셜 위너호’는 20일 해협을 통과해 다음 달 10일 울산에 입항할 예정이다. 해당 선박에는 SK이노베이션 계약 물량인 원유 약 200만 배럴이 실렸다. 우회 항로인 홍해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유조선도 다섯 번째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원유 수송 차질 우려도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협상까지 완료되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도 일단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운송 지연과 운임 상승 부담도 이어져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약 449만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줄고 국제유가 변동성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정책과도 맞물린다. 산업통상부는 최근 6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안정화될 경우 종료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2차 조정 당시 유종별로 리터(ℓ)당 210원 인상된 이후 네 차례 연속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협 안정화가 현실화하면 제도 종료 논의도 조심스럽게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해협 병목현상에 따라 유조선 운항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고, 미국과 이란의 후속 핵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수급 불안 심리는 이전보다 다소 진정된 상황”이라며 “다만 실제 원유 공급이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낮아져야 업계 부담도 본격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