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세니젠(188260)의 박정웅 대표가 최근 경기 안양시 본사에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레드 바이오 시장에 던진 출사표는 이같이 단호했다. 최근 지씨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이끌어내며 경영권 이전을 수반한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자신의 자존심보다 회사의 미래 가치를 우선시하는 실용주의적 고뇌가 담겨 있다.
박정웅 세니젠 대표. (사진=세니젠)
2005년 설립된 세니젠은 2023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할 당시 두 개의 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을 만큼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와 재무적 변동성은 늘 회사의 발목을 잡는 족쇄였다. 시장에서는 세니젠이 이번 지씨파트너스와 빅딜을 통해 이 족쇄를 끊어내고 기술력이 숫자로 증명되는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박 대표도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바이오 전문 투자 그룹이 세니젠의 원천 기술에 품질 보증을 해준 것과 같다”며 “구주 매각 없이 신주 발행으로만 딜을 진행한 것도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보다 흥행해 15개 업체가 나섰다"며 "해외 네트워크와 레드 바이오 인프라를 가장 잘 지원해줄 수 있는 파트너로 지씨파트너스를 낙점했다”고 덧붙였다.
세니젠의 초격차 경쟁력은 미생물의 유전자 정보 속에서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만을 식별하는 유전자 마커 발굴 플랫폼에 있다. 데이터 생산부터 검증, 개발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In-house)한 덕분에 엠폭스(Mpox)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V) 같은 고위험 감염병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신속하게 진단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이제 이 플랫폼을 ‘레드 바이오’ 시장으로 확장하려 한다. 특히 신약 개발 시 특정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동반진단(CDx) 마커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식품 분야에서 산모용 ‘2FL’(2-푸코실락토오스) 동반진단 모델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든 만큼, 제약사와의 협업 구조만 갖춰진다면 시장 안착은 시간문제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인터뷰 내내 박 대표의 얼굴에는 과거의 재무적 압박에서 벗어난 홀가분함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교차했다. 기술특례 상장 당시 받았던 700억원의 밸류에이션이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고 레드 바이오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시가총액 15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박 대표는 “이제 상장 유지를 걱정하는 단계를 지났다”며 “얼마나 더 빨리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느냐를 논할 때로 과외선생이자 디렉터인 파트너와 함께 인류의 안전한 미래를 진단하는 글로벌 리딩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지씨파트너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전략적 의미는
△단순한 자금 조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동안 세니젠은 기술은 일류인데 재무는 불안하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 속에 있었다. 이번 투자는 바이오 전문 투자 그룹이 우리 기술력에 품질 보증을 해준 것과 같다. 재무 리스크를 해소했기에 이제는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는 본연의 가치 증명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게 됐다.
-구주 매각 없이 경영권 이전까지 수반한 투자를 택한 이유는
△총 미달로 인한 상장 폐지 리스크를 막고 경영을 정상화해야 했다.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구주 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이촌회계법인을 통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15개 업체가 나설 정도로 흥행했는데 그중 자본력과 바이오 투자 경험, 해외 네트워크를 모두 갖춘 지씨파트너스가 적합했다. 그동안 해외 사업 역량과 레드 바이오 네트워크가 부족했는데 지씨파트너스가 그 약점을 메워줄 과외선생이자 파트너가 될 것이다.
-지씨파트너스가 주목한 세니젠의 ‘진짜 가치’는 무엇인가
△유전자 마커를 찾는 플랫폼 기술이다. 1만 5000종 이상의 미생물을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바이러스나 미생물에 대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 데이터 생산부터 검증까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식품 분야에만 머물기엔 기술의 잠재력이 크다고 본 것이다. 엠폭스 진단으로 실력을 입증했듯 이제는 신약 개발과 함께 움직이는 CDx 분야에서 제약사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다.
-재무적 펀더멘털은 얼마나 견고해졌나
△이번 증자로 운영 자금 부족에 대한 시장 우려는 완전히 종결됐다. 부채 비율이 낮아지고 자본 총계가 확충되면서 관리종목 지정 우려도 해소됐다. 고무적인 것은 식품 안전 분야에서 선점 효과가 나타나며 제품 매출과 NGS 분석 매출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8월부터는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상장 유지 걱정을 지나 얼마나 빨리 성장할 것인가를 논하는 탄탄한 기업으로 바뀌었다.
-구체적인 흑자 전환 시점과 매출 목표는
△하반기 분기 흑자, 내년 연간 흑자를 목표로 한다. 제품 대부분이 소모품 형식이라 큰 실수만 없으면 매출이 빠지지 않는다. 설립 후 연구개발에만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진단키트도 200종이 넘는다. 우리가 너무 앞서갔던 시장이 이제야 오기 시작했다. 분자진단 모니터링 시장에서 우리는 독보적 1위다. 매출성장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가시화할 계획이다.
-매출 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
△예전에는 상품(유통)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제품 및 서비스 비중이 30%까지 올라왔다. 올해 말에는 50% 이상, 장기적으로는 70% 이상으로 가려고 한다. 분자진단 제품은 원가가 낮고 NGS 분석 서비스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비중이 커질수록 흑자 구조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상황은 어떤가
△일본 시장에 집중해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인구가 한국의 2.5배고 시장 규모는 4배에 달한다. 현재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매출이 나오고 있고 독일과도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전시회에 나가서 기다리기만 하는 등 전략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씨파트너스도 지적했다. 앞으로 지씨파트너스의 도움을 받아 해외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 전담팀을 구성해 미국과 유럽이라는 메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세니젠이 꿈꾸는 ‘최종 목적지’는
△예방과 치료라는 바이오 산업의 두 축을 연결하는 핵심 연결고리는 결국 ‘진단’이다. 미래에는 신종 미생물에 대한 진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세니젠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회사를 넘어, 가장 정확한 진단 솔루션을 세계에 공급하는 글로벌 리딩 플랫폼이 되고 싶다. 상장 당시 700억원 밸류를 받았지만 흑자 전환과 레드 바이오 진입이 성공하면 최소 15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글로벌 시장 확보에 사활을 걸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