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 나도 괜찮아요"…소득 양극화에 리퍼 상품 '불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7:02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한국 경제의 ‘K자형’ 양극화 성장의 암울한 그림자가 소비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호황 속 상·하위 계층 소득 격차가 확대된 가운데 고물가 여파에 신음하는 하위 소득자들이 리퍼비시(Refurbish·재정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내 위치한 전시몰닷컴의 리퍼전문몰 '뉴퍼마켓' 오프라인 매장. (사진=전시몰닷컴)
26일 리퍼비시 전문 플랫폼 ‘뉴퍼마켓’을 운영하는 전시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2025년 10~12월) 기준 리퍼 제품 거래액은 전분기 대비 3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문건수는 12.1%, 주문자 수는 13.6% 각각 늘었다. 리퍼비시는 매장에 전시됐거나 유통 과정에서 반품된 제품을 수리해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도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리퍼 제품이 판매 채널에 등장하고 있다. 주방 제품 업체인 ‘스밋’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 나타난 스테인리스 도마를 리퍼 제품으로 분류해 15%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해당 제품은 펀딩 마감일 목표액의 1068% 금액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리퍼 제품 판매가 급증한 것은 소득 양극화가 확대되며 하위 계층에서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88만원으로 하위 20%인 ‘1분위 가구’(127만원) 대비 9.4배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5분위 가구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난 반면, 1분위 가구는 4.6% 증가에 그쳐 소득 격차가 커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도체 대기업에 다니는 소수 근로자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근로자가 향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리퍼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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