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년 만 카지노 빗장 푼 뉴욕…27兆 복합리조트 개발 승부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7일, 오전 12:02

퀸즈 ‘리조트 월드 뉴욕 시티’ 복합리조트 외관 (사진=겐팅)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세계 금융·문화의 수도 ‘뉴욕’의 복합리조트(IR)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200년 넘게 굳게 걸어 잠갔던 ‘카지노 빗장’이 풀리면서다.

말레이시아 카지노 재벌 ‘겐팅’은 지난달 28일 뉴욕시 동부 퀸즈 JFK공항 근처 아퀴덕트 경마장 인근에 뉴욕 ‘최초’의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리조트 월드 뉴욕 시티’를 개장했다. 미국 국적의 카지노 회사 ‘발리스’와 ‘하드록’은 2030년 개장을 목표로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였던 브롱크스 페리 포인트 골프장 일대에 ‘발리스 브롱크스’, 메이저리그 야구단 뉴욕 메츠 홈구장인 퀸즈 시티 필드 인근 20만㎡ 주차장에 ‘하드록 메트로폴리탄 파크’ 복합리조트를 각각 건립한다.

뉴욕 도심에 딜러와 한 테이블에서 대면 게임을 즐기는 카지노가 들어선 것은 1821년 뉴욕주가 도박을 금지한 이래 205년만, 2013년 카지노 허용 개헌안이 주민 투표를 통과한 지 13년 만이다. 연간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찾는 금융과 문화·예술 중심의 뉴욕이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최고 매력의 마이스(MICE) 도시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드록 메트로폴리탄 파크(Hard Rock Metropolitan park) 복합리조트 조감도 (사진=하드록 인터내셔널)
◇카지노 IR 개발 본격화…재정 적자 해소 기대

1821년 24개 주(州) 가운데 가장 먼저 도박을 금지한 뉴욕이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식 복합리조트 개발로 노선을 바꾼 건 2012년 상업용 카지노 건립을 허용하도록 법을 개정하면서다. 규정상 서로 다른 임기의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해 통과가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던 법안은 논쟁 끝에 주민 투표에 부쳐졌고, 2013년 11월 과반이 넘는 57%가 찬성하면서 통과됐다. 법안 개정을 주도한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당시 의회와 주민들을 향해 “단순한 도박 허용의 문제가 아니라 낙후한 중부와 북서부 등 업스테이트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뉴욕이 오랫동안 금기시하던 카지노를 허용한 건 갈수록 불어나는 재정 적자 때문이다. 세수의 절반 이상을 월가와 부동산에 의존하는 뉴욕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뉴욕주 예산국(DOB) 추산 현재까지 메워야 할 누적 재정 공백만 343억달러(약 52조 원)에 달한다. 올해도 예상 세입 약 2492억달러 대비 약 2544억달러 지출로 최소 52억달러(약 8조 원) 적자 재정을 예상하고 있다.
뉴욕주는 3곳 복합리조트로부터 연간 10억달러(약 1조 5000억 원)가 넘는 세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개인 소득세와 법인·사업세, 부동산세는 제외한 수치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늘어날 판매·소비세까지 더하면 연 50억달러 내외인 재정 적자 상당 부분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주 게이밍 시설 입지 위원회에 따르면 카지노 사업권 수수료는 한 곳당 5억달러씩 총 15억달러(약 2조 3000억 원), 매년 전체 게임 매출(GGR)에 부과하는 세금은 테이블 게임이 10%, 슬롯머신은 25%다. 겐팅과 발리스, 하드록은 사업권 획득을 위해 기준보다 높은 25~56%의 세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연 18% 세율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겐팅과 하드록은 뉴욕주에 각각 연 10억달러가 넘는 세수와 5000~6000개의 일자리, 발리스는 연 900만 명 관광객과 4000여 개 일자리, 연 4억달러(약 6000억 원) 이상의 세수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는 최근 3곳 복합리조트의 연간 카지노 수입이 최대 56억달러(약 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지난해 12월 카지노 건립을 승인하면서 “카지노로부터 거둬들이는 세수는 공립학교 운영 외에 주민과 관광객 편의를 위한 대중교통망 정비 등 인프라 개선과 유지에 우선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발리스 브링크스(Bally‘s Bronx) 복합리조트 조감도 (사진=발리스)
◇27조 원 투입…마이스 인프라 확충 기대

복합리조트 개발로 도시 규모와 명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마이스 인프라도 단번에 확충할 수 있게 됐다. 인구 840만, 연간 라스베이거스의 1.5~2배에 달하는 6500만 명 관광객이 찾는 뉴욕 내 운영 중인 5곳 전시컨벤션센터 중 대형 시설은 맨해튼 허드슨 야드 ‘자비츠 센터’와 올버니에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츠 플라자 컨벤션 센터’ 단 2곳뿐이다.

최대 15~20년까지 카지노 사업권을 보장받은 겐팅과 발리스, 하드록이 복합리조트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최소 175억달러(약 27조 원). 건립에 90억달러(약 14조 원)를 들이는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제컨벤션협회(ICCA)와 국제협회연합(UIA)가 집계하는 국제회의(컨벤션) 개최 실적에서 워싱턴, 시카고에 밀리던 뉴욕이 ‘수위 도시’로 올라서는 건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겐팅은 1단계 개장한 ‘리조트 월드 뉴욕 시티’ 카지노 외에 2030년까지 호텔과 공연장, 공원 등 조성에 55억달러(약 8조 원)을 투입한다. 뉴욕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과 손잡은 하드록은 퀸즈 시티 필드 인근 ‘하드록 메트로폴리탄 파크’에 80억달러(약 12조 원), 발리스는 5만㎡ 부지에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발리스 브롱크스’ 건립에 40억달러(약 6조 원)를 들인다.

캐시 호컬 주지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복합리조트 개발은 지역 경제 회복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머지않아 뉴욕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매력적인 비즈니스 이벤트 도시 명성을 되찾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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