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27일 업계에 따르면 5월 초 국내 NB 라텍스 수출 가격은 톤(t)당 1705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연초 대비 170% 이상 상승한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상승이 오랜 다운 사이클에서 벗어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 반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재고 소진이 꼽힌다. 코로나 이후 쌓였던 라텍스 장갑의 유통기한이 지나면서 대거 폐기 처분되는 동시에, NB 라텍스의 수요 또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의료용 장갑의 유통기한은 통상 3~5년 정도로 알려졌다.
NB 라텍스는 필수 의료 품목인 라텍스 장갑에 주로 사용되는 원료다. 2020년 말 코로나19 발발 당시 의료용 장갑 수요가 폭발하며 NB 라텍스의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다. t당 가격이 2000달러를 훌쩍 웃돌기도 했다. 글로벌 NB 라텍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금호석유화학은 당시 이에 대한 반사효과를 제대로 봤다. 2019년 37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21년 무려 2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듬해인 2022년에도 1조1000억원의 이익을 내며 2년 연속 조 단위 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엔데믹과 함께 비축해뒀던 재고가 소진되지 않고 고스란히 쌓이며 침체기에 접어들었는데, 올해 다시 회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올해부터 중국산 라텍스 장갑에 100%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 것도 금호석유화학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중국 대신 말레이시아와 태국 장갑 업체들이 그 수요를 메우고 있는데, 금호석유화학은 제품 상당량을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B 라텍스 업황 개선은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7% 급감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NB 라텍스의 마진이 개선되며 연간 실적으로는 전년 실적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이 시작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 개선 조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중국 공급 부담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점진적인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