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마포구 SVC스타트업 벤처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SVC 서울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 유입을 늘리기 위해 창업 거점 조성과 사업화 지원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해외 창업기업의 국내 창업과 사업화를 지원해 한국 창업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고, 국내 창업생태계에 글로벌 다양성을 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창업 거점 조성 측면에서는 최근 서울 홍대 인근에 문을 연 스타트업벤처캠퍼스 서울(SVC 서울)이 대표적이다. 지난 20일 개소한 SVC 서울은 중기부가 국내외 기업과 대학, 투자자를 연결하는 글로벌 창업 거점을 만들기 위해 조성한 곳이다. 실리콘밸리 등에 조성된 기존 SVC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해외 거점 성격이 컸지만, 서울 거점 개소를 계기로 해외 스타트업과 국내 창업생태계를 연결하는 기능까지 넓혔다.
프로그램 단위의 유치 사업도 강화되고 있다. 중기부와 창진원은 이달 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2026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참가기업을 모집한다. 해외 유망 창업기업 100여개사를 선정해 국내 정착과 사업화를 돕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는 특히 외국인 유학생 지원 분야 20개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외국인 창업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 역시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중기부의 ‘글로벌 스타트업 창업사업화 지원사업’은 지원 대상을 기존 10개사에서 올해 15개사로 늘렸다. 사업화 자금도 평균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최대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서울시 역시 지난 26일 ‘2026 서울 유니콘 챌린지’ 모집을 시작하며 해외 스타트업 선발 비중을 지난해 3개사에서 올해 4개사로 확대했다.
외국인 창업기업 지원 확대는 그동안 해외 창업자의 국내 창업지원사업 참여가 저조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국내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한 외국인은 총 297명, 연평균 22명에 그쳤다. 사업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신청 및 평가 절차가 한국어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외국인 창업자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중기부가 2024년 외국인 창업사업화 지원사업을 시범 도입하며 모집공고부터 신청·접수, 선정평가까지 전 절차를 영어로 진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올해 지원 대상과 사업화 자금을 확대한 것 역시 외국인 창업자의 국내 창업지원사업 접근성을 높이려는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원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 만으로는 외국인 창업자의 정착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한국에서 사업을 이어가려면 법인계좌 개설, 세무신고, 고용계약, 대기업 실증사업(PoC) 연계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국내 행정 관행과 제도 해석이 필요한 영역이다.
특히 초기 창업자의 경우 전문 자문 비용 부담도 크다. 세무나 법률 문제는 각국 제도와 행정 관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초기 외국인 창업자나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스타트업 모두 변호사와 세무사 등 전문가를 충분히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한 창업지원업계 관계자는 “초기 외국인 창업자나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스타트업 모두 비용 부담 때문에 세무사나 변호사 자문을 충분히 받기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계약서 검토나 세무 신고, 비자 관련 내용을 챗 지피티 같은 AI나 자동번역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부 표현이나 제도 해석에서 미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해 오히려 추가 비용이 드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 설립, 비자 갱신, 세금 신고, 투자계약은 작은 해석 차이도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외국인 창업자 유치가 국내 안착으로 이어지려면 사업화 자금 지원뿐 아니라 법률·세무·노무 등 실무 단계에서 낮은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전문 자문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