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는 미국발 관세 전쟁과 중국 전기차 공세 속에서 국내 자동차 생산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쏟아졌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가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미국의 232조 관세와 301조 조사,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28일 서울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토론이 열리고 있다. (사진=이윤화 기자)
이어 “당시 미국은 냉전 체제 속에서도 산업 주도권을 유지했지만 지금은 미국이 과거보다 더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CATL과 포드 협력 사례처럼 미국 자동차 산업도 여러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실장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에서는 미국 시장 중요도가 훨씬 크지만 중국을 완전히 포기하기도 어렵다”며 “일부 업종에서는 중국과 선택적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는 민관학이 함께 국내 시장과 생산기반을 지키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기반이 무너지면 미국처럼 제조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규 HMG경영연구원 상무는 최근의 통상 갈등이 단순히 트럼프 개인의 정책 성향 문제는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에도 철강 분야 규제가 있었던 것처럼 현재의 자유무역 질서 원칙이 더 이상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라며 “경제안보 개념 역시 과거 중동 오일쇼크 수준이 아니라 국민 경제 전체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특히 국내 생산 기반 유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계화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제조 경쟁력”이라며 “내수시장과 국내 제조업이 경제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또 “피지컬 AI 시대가 오더라도 기존 주력 제조 산업과 결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자동차 생산 기반을 튼튼히 하고 미래 핵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우호국 연대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전환과 K-모빌리티 경쟁력 강화 방안 주제로 개최된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 기념 사진. (사진=KAIA)
그는 최근 중국 모터쇼 현장을 언급하며 “중국 업체들이 단순 저가 전략을 넘어 품질과 기술, 보급화 전략까지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며 “중국과 차별화된 한국 브랜드 이미지 우위도 머지않아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혼자 통상·기술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보다 강한 산업 정책으로 방향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중국 역시 품질과 내구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어 글로벌 레거시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한국 역시 어디까지 중국과 협력하고 활용할 것인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 방향 변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은 “과거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국내 제조 기여도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생산 설비 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생산세액공제(PTC)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품업계는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의 ‘이중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김영훈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실장은 “부품 기업들은 기존 내연기관 생산 체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동화 전환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수요 확대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아 투자 선순환 구조가 아직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 전기차 경쟁력 상승에 대한 체감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오랫동안 카니발을 타왔는데 차를 교체하려고 보니 중국차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상품성이 많이 올라왔다”며 “가격 대비 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품 기업들은 제조업 평균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으로 미래차 재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국산 부품 사용 확대나 탄소발자국 기준 강화 등 생산 기반을 지킬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