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간 금가분리 원칙을 고수해온 금융당국의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금가분리는 법률에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2017년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과 ‘가상통화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 등을 통해 금융회사와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참여를 제한하며 일종의 ‘그림자 규제’를 이어왔다.
업계는 금융당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지열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금가분리 원칙은 원래 창구지도에 불과했던 만큼 자연스럽게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금융사들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하는 흐름은 이제 막기 어렵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전통 금융사들이 참여해야 외국환거래법·특정금융정보법·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을 효율적으로 규제·감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가분리 완화 논의가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과 맞물려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진출을 허용할 때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이용자 보호 체계, 글로벌 정합성 등을 다각도로 따져봐야 한다”며 “2단계 입법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은 당초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올해 1분기 중 입법이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미·이란 전쟁과 지방선거,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차로 지연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은행 지분 구조(50%+1주), 거래소 대주주 지분 거래 제한 등 두 가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이 빠르게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상황에서 국내도 제도화를 통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논의하려면 한편으로는 금융사의 진입이나 투자 출구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규제 강도를 떠나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가 빨리 정해져야 사업을 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