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원)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지분 투자보다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에 무게가 실린 딜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업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투증권은 국내 최대 발행어음 운용사이자 기업금융(IB) 분야 강자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이 코인원을 통해 향후 법인시장 개방, 실물연계토큰(RWA), 증권형토큰(STO), 프라임브로커리지(PB), 결제·환전 인프라 등 차세대 디지털금융 사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OKX의 참여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OKX는 2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상위권 디지털자산 거래소로, 현물·파생상품·지갑 인프라 전반의 기술과 원천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로부터 기업가치 250억달러(약 33조원) 수준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규제형 상품·토큰화사업 협력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이 OKX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활용할 경우 국내 사업자가 원천 기술과 해외 사업 기반을 직접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코인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코빗을 둘러싼 지분 확보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마침 이날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4%(139만주)를 총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삼성 측은 디지털금융 인프라,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 구축 등을 투자 목적으로 제시했다.
이달 한화투자증권도 두나무 지분 136만주(5978억원)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로 높이며 3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하나은행 역시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5대 주주로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투자를 디지털금융 생태계 내 전략적 포지션 확보 차원으로 해석한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등 신규 사업 인가와 대형 투자은행(IB)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에서, 전통적인 자본 확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투자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기반 송금·자산관리 등 미래 지급결제 인프라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올해 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주주였던 NXC와 SK스퀘어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거래소 전체를 그룹 생태계 안으로 편입시킨 셈이다.
미래에셋의 행보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그룹 차원의 디지털자산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과 가상자산을 미래 금융산업의 핵심 변화 축으로 제시하며, 이를 전통 금융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미래에셋 3.0’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코빗 인수 역시 이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암묵적 용인 아래 이뤄지는 대형 증권·금융사들의 연쇄적인 거래소 지분 투자를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사의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막아온 금가분리 원칙에 대해 당국이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으면서, 제도 완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증권사·가상자산거래소 간 전략적 제휴와 지분 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전통 증권 플랫폼이 디지털자산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로빈후드뿐 아니라 찰스슈왑처럼 기존 주식 거래 기반 사업자들도 디지털자산 거래·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들도 장기적으로 대응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