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업 난립 막는다"…금융위, 매입추심업 '등록제→허가제' 추진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8일, 오후 05:59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8 © 뉴스1

금융위원회가 매입채권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회사 출자와 자본금, 전문인력 요건 등을 대폭 강화해 난립한 영세 추심업체를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현재 900여 개에 달하는 등록업체가 향후 20~30개 수준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채무자 보호 강화라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중소업체 퇴출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는 2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매입채권추심업 제도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핵심은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자본금 30억 원 이상 △변호사 등 전문인력 5인 이상 확보 등을 허가 요건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허가제 전환의 배경은 낮은 진입장벽 아래 형성된 장기·과잉 추심 관행이다. 영세업체가 난립하면서 불필요한 경쟁이 유발되고 연체채권 가격이 오르면 추심 강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가격 왜곡도 문제다. 코로나19 신용 지원 협약 이후 무담보 연체채권의 대외 매각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영업용 자산이 씨가 마른 업체들이 조금이라도 시장에 나오는 채권에 과도하게 입찰을 붙이면서 가격이 올라갔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 매입한 업체는 수익을 내기 위해 추심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채무자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다.

임형준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가격이 오른 연체채권은 추심 강화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업체를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허가제 전환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허가제 도입으로 과잉추심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통장 개설 정보를 추적해 잔액과 무관하게 통장이 만들어지는 즉시 가압류하는 관행이다. 통장이 없으면 취업도, 구직활동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허가 요건 강화는 채무자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중소 추심업체의 퇴출과 채권 매각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금융위에 등록된 매입채권추심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911개 사로 상위 30개 사 외에는 대부분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과장은 "지금도 상위 30개 사 중심의 시장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의 연착륙을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핵심 요건인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기준은 기존 업체에 대해 법 시행 후 3년간 적용하지 않는다. 지배구조를 단기간에 강제로 바꾸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신규 진입 업체는 첫 허가 신청부터 50% 출자 요건을 즉시 충족해야 한다. 전환 계획이 없는 기존 업자는 법 시행 후 6개월 내 보유채권 매각·소각 등 정리 계획을 제출해 질서 있는 퇴출을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중장기적으로는 채권추심업과 매입채권추심업의 이원화 체계를 통합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매입채권추심업을 허가제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미국과 일본처럼 위탁 추심과 매입 추심을 하나의 회사에서 영위하는 구조로 전환해 통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2개월간 TF를 운영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금융위는 업계 간담회 등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8월 대부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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