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발톱' 드러낸 금통위…시장선 "금리인상 7월 시작"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6:3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금통위는 28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연 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냈다. 시장에서는 당장 바로 다음 금리 결정 시기인 7월에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 “갈 길 명확하다”…3마리 토끼 잡기 나선 한은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취임 후 첫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신 총재는 “가장 힘든 것은 목적이 서로 상충돼 딜레마가 있을 때인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말했다. 물가와 금융 안정, 성장세 지원 등 주요 변수가 가리키는 정책 정책의 방향이 금리 인상으로 같다는 의미다.

경기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주식시작 활황,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는 상당기간 목표치를 상화회할 것이란 게 한은의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2.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에서 2.7%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특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증대되면서 좀 더 확대될 것”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는데, 통방문에 수요측 압력이 언급된 것은 201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공급 측면의 유가 상승을 넘어 내수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인정하며 금리 인상의 명분을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150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과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도 반등 조짐을 보이는 수도권 집값도 기준금리 인상 쪽에 명분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 소수의견 2명·훌쩍 올라간 점도표 …시장 “7월 금리인상 시작”

시장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금통위 내부의 급격한 기류 변화였다. 지난 4월 만장일치 동결과 달리 이번에는 장용성·유상대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 역시 지난 2월에는 동결에 집중돼 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1개의 점 중 19개가 인상을 나타냈다. 특히 연내 2회 인상을 의미하는 3%에 가장 많은 점(10개)이 찍혔고, 2.75%(1회 인상)에 7개가, 3.25%(3회 인상)에 2개의 점이 제시됐다.

한은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을 바탕으로 한 경기 개선 전망이 깔려 있다. 신 총재는 대한 “내년에는 국내총생산(GDP)갭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의 높은 성장률에는 지난해 낮은 성장의 기저효과가 일부 있지만, 내년에도 2.1%의 성장세를 전망하면서 실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의 결과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일제히 금리 인상 시작 시점을 7월로 앞당겼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점도표를 반영해 첫 인상 시점을 8월에서 7월로 앞당긴다”고 했고,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도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 전망을 올해 7월, 10월과 내년 1월 인상으로 수정한다”고 했다.

다만, 한은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민이 남아 있다.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을 동시에 주는 중동 전쟁 상황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서다. 금리 인상이 취약계층과 내수에 미칠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신 총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에는 뜻을 같이 했다면서도, “언제 올리느냐,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 또 어디까지 올리느냐에 대해서는 전술적인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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