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게" 지갑 연 어르신들…송미령 "기본소득, 현금살포 아닌 생존책"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8일, 오후 06:31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의 팝업·이동장터(주민자치협동조합 운영)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5.28 /뉴스1
"농어촌 기본소득이 도입되면서 어르신들이 자식들이 찾아와 함께 밥을 먹을 때 '내가 살게'라고 말할 수 있어 좋아하신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행 중인 전북 순창군의 조광희 부군수는 28일 기본소득 도입 이후 지역에서 나타난 변화를 이같이 설명했다.

조 부군수는 "현재 111억 원의 기본소득 사용액을 분석해 보니 음식점이 33.6%로 가장 많았고 이·미용, 의류·잡화, 의료 등 가구별로 필요한 곳에 고루고루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4인 가족 기준으로는 60만 원이 지급되며 청장년 가구의 생활비 부담도 줄고, 동네 분식집에서 아이들이 부담 없이 먹고 사장님 매출도 올랐다고 좋아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송미령 장관의 기본소득 현장 방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 농어촌 지역 주민에게 매달 15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추진되는 2년간의 시범 사업이다.

실제 순창군 인구는 기본소득 도입 전보다 인구가 2만 6738명에서 2만 7607명으로 869명이 늘었고, 가회적연대경제조직도 38개에서 53개로 늘었다. 특히 인구증가분 869명 중 약 30%는 청년층으로, 지역 고령화·소멸 위험 완화 효과를 보였다.

송 장관은 농어촌 기본소득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유입된 청년들이 창업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창군 관계자는 "창업하시는 분들에게는 지원 가점을 더 부여하는 등 노력으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창업이 많이 일어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송 장관은 기본소득으로 사업이 활성화된 순창군의 '순창곳간'(유등 사회적 협동조합), 유등카페(유등면 주민자치회), 풍산면 팝업·이동장터(주민자치협동조합) 등을 둘러봤다.

올해 기본소득 정책을 계기로 3월에 출범한 '순창곳간'은 지역 양돈농장에서 사육한 돼지고기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직거래에서 출발했다. 이후 자체 수익금으로 차량을 대여해 선주문받아 정육점이 없는 면 단위에서 이동 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신선한 고기를 공급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 판매에도 나서고, 현재는 지역 주민들의 수요를 파악해 빵이나 아이스크림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계기로 만들어진 주민 조직이 창업으로 이어져, 농촌 식품 접근성 강화라는 복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순창곳간의 누적 매출액은 5740만 4000원으로 지역 환원 산업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전북 순창군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6.5.28/뉴스1

송미령 장관 "기본소득 지속가능성 위해 입법·재원 마련 노력 지속"
송 장관은 현장 방문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을 폄훼하는 사람들은 현금 살포 정책이라고 말했지만, 농촌의 현실은 물건을 살 가계조차 없고 그러다 보니 다시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이 있다"며 "이를 바꾸려는 시도가 기본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하드웨어에 치중한 사업을 많이 진행했지만, 몇백억 들여 지은 건물이 비어서 놀고 있는 것은 별말이 없다"며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 창업하고, 소비를 일으켜 일자리가 생겨 지역 순환이 생기면, 사람들이 들어온다. 기본소득은 균형발전과 지역 소멸 극복이 일어나는 새로운 형태의 정책사업이자 사회적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농어촌기본소득법 입법 노력을 통해 농어촌 기본소득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수익을 주민에게 배당하는 '햇빛 연금' 등 정책을 통해 농가 소득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농어촌 기본소득법은 국회 농해수위를 넘어가 법사위 단계로, 향후 국비와 지방정부의 부담 배분 등 재원 문제가 쟁점이 될 것 같다"며 "영양은 풍력 발전으로, 신안은 태양광 발전에서 나오는 재원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재원을 만들어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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