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2 (사진=기아)
특히 순수 전기차(BEV) 부문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4월 BEV 판매는 25만5296대로 전년 동월 대비 38.3% 증가했으며, 3월에도 34만4064대로 41.7% 급등했다. 반면 내연기관차 판매는 4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6.6% 감소하며 시장의 무게추가 전기차 쪽으로 완연히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의 한가운데서 기아 EV2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V2는 올해 1~4월 유럽 시장에서 총 9916대를 판매했으며, 특히 본격 판매를 시작한 지 단 두 달 만에 9848대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기아는 지난 2월 말 EV2의 시작 가격을 2만6600유로(약 4660만원)로 책정하고 공식 판매에 돌입했다.
EV2의 흥행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의 산물이다. 기아는 EU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하자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만 EV2를 생산하는 현지 생산 체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그 효과는 보조금 수혜로 직결됐다. EU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이 2년 만에 전기차 보조금을 부활하며 EV2가 수혜 대상에 포함됐고, 선별 지급 방식을 채택한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정부 기준을 통과해 보조금 대상으로 선정됐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구도가 유리하게 재편됐다. BYD가 지난해 6월 유럽에 출시한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서프’의 시작가는 2만6990유로로 EV2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BYD는 약 4000유로(700만원)의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EV2가 프랑스·영국에서 보조금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중국산 대비 실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라인업 확장을 통한 시장 저변 넓히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42.2kWh LFP 배터리 탑재로 약 300km 주행이 가능한 ‘에어’ 트림과, 61kWh급 NCM 배터리를 적용해 400km 이상 주행하는 롱레인지 모델 ‘어스’를 동시 출시했으며, 하반기에는 고성능 GT-라인 출시도 예고했다. 기아는 EV2가 유럽에서만 연간 8만~10만대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유럽에서 7만 대 이상 판매된 EV3와 함께 전동화 주력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EV2 열풍은 국내 배터리 공급망에도 온기를 전하고 있다. 삼성SDI는 기아 EV2 롱레인지 모델에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부터 유럽 볼륨모델향 신규 프로젝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하반기 가동률은 70% 이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양극재 파트너인 에코프로 또한 헝가리에 연산 5만4000톤(전기차 약 60만대 규모)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며 수요 확대에 대비한 채비를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EV2의 판매 행보가 올 하반기 기아의 유럽 전동화 전략을 가늠할 핵심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GT-라인 출시와 함께 라인업이 완성되는 올 하반기 기아의 유럽 반격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