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한때 45% 급락, 무슨 일?…하이퍼리퀴드서 22억여원 청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9일, 오후 06:40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하이퍼리퀴드에서 거래되는 스페이스X 무기한 선물 상품이 30분 만에 약 45%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장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백명의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입었다.

(표=하이퍼리퀴드)
29일 하이퍼리퀴드에 따르면 ‘SPACEX-USDH’ 무기한 선물 계약은 28일 오후 한때 2277달러(약 343만원)에서 1254달러(약 189만원)까지 추락했다. 약 30분 만에 45% 가까이 급락한 뒤 가격은 2169달러 안팎까지 일부 회복했다. 이번 급락으로 405명의 이용자가 보유한 1393개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청산 규모는 명목가치 기준 151만달러(29일 기준 약 22억8000만원)에 달했다.

이번 사태는 유동성 부족이 가격 급락을 키운 사례로 꼽힌다. 해당 계약의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487만달러(약 73억4493만원)에 그쳤고 미결제약정 규모도 290만달러(약 43억7300만원)를 밑돌았다. 청산된 포지션의 중간값 기준 증거금은 31달러(약 4만6700원)에 불과했다.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3배 레버리지를 활용해 충분한 완충 여력 없이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인데스크는 “시장 깊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자 가격이 급격히 무너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무기한 선물과 달리 스페이스X 계약에는 아직 깊고 유동성 있는 현물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스페이스X 주식은 비공개 장외시장에서만 거래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공개 가격 기준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하이퍼리퀴드의 SPACEX-USDH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에 베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가상자산 기반 무기한 선물 계약으로 지난 18일 상장됐다. 무기한 선물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만 활용되는 파생상품으로 일반 선물과 달리 만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스페이스X는 아직 비상장사인 만큼 일반 투자자는 기업공개(IPO) 전 주식을 직접 매수하기 어렵다. 하이퍼리퀴드는 이를 우회해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의 향후 기업가치에 베팅할 수 있는 합성 무기한 선물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실제 스페이스X 주식을 사는 것은 아니다. 주주권이나 소유권도 부여되지 않는다. 오라클 기준가를 바탕으로 롱·숏 포지션을 취하는 구조다.

프리IPO 무기한 선물 계약은 일반 투자자도 스페이스X와 같은 대형 비상장 기업에 상장 전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프리IPO 투자 시장은 벤처캐피탈(VC)과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꼽혀 왔다.

한편 스페이스X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종목명 ‘SPCX’로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스페이스X는 다음 달 4일부터 투자자 로드쇼를 개최한 뒤 이르면 12일 상장해 IPO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선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최대 2조달러(약 3000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IPO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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