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도 성장률도 '반도체 독무대'…3개월 연속 300억달러 가시권

경제

뉴스1,

2026년 5월 31일, 오전 08:00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한국 반도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월간 3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월 특정 품목 최초로 3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4월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이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5월 역시 300억달러 돌파가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가 수출과 성장, 투자를 동시에 견인하는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3·4월 이어 5월도 '300억달러' 돌파 유력…韓 전체 수출 증가 견인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52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219억5100만달러로 202.1% 급증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사실상 주도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41.7%에 달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더라도 이달 월간 기준 반도체 수출이 3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은 이미 지난 3월 특정 품목 최초로 월간 3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4월에도 300억달러를 웃돌며 2개월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13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흐름이 유지될 경우 5월 역시 무난하게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간 반도체 수출 300억달러 돌파는 단순한 최대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약 2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인 만큼, 반도체 수출 증가 자체가 국가 수출 체력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호황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실제 수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과거와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HBM 등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슈퍼사이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률…연구기관들 잇따라 전망 상향
주요 연구기관들도 당분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낸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13대 주력산업 수출이 IT 신산업군 중심으로 전년 대비 3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연간 기준 101.9%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증가율 역시 78.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특히 올해 전체 통관 수출이 지난해보다 30.3% 증가한 92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2.9%, 하반기는 2.1%로 각각 제시했다.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중국 IT 수요 회복을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AI 서버 증설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역시 반도체 중심의 성장 흐름에 힘을 실었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와 데이터센터용 GPU 중심의 설비투자가 2분기에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IT 수출 호조에 따른 소득·자산 개선 효과로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2%대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AI발(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 경제 전반의 회복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넘어설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축이 다시 한번 '반도체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반도체 호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AI 수요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낙관론과, 공급 확대 이후 결국 가격 조정 국면이 반복될 것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아직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구조적인 변화 여부는 사후적·역사적으로 봐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계속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