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호주서도 통합제련소 검토…고려아연, 핵심광물 삼각편대 추진[only 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01일, 오전 05:31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해 통합제련소 구축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통합제련소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호주와 세계 최고 수준의 비철 제련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협력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의 테네시 제련소와 연계할 경우 ‘호주(자원)→ 한국(제련)→ 미국(수요)’를 잇는 삼각 공급망 체계가 구축되면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주도권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운영 중인 호주 SMC제련소와 태양열 발전소 전경.(사진=고려아연)
◇美 크루서블 프로젝트 이후 호주도 정·제련시설 요구↑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30년 가까이 호주에서 아연 제련소를 운영해온 만큼 이를 핵심광물 생산까지 가능한 통합제련소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1996년에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 코퍼레이션(SMC)를 설립해 2000년부터 아연을 생산하는 현지 제련소를 가동 중이다. 현재 연간 아연 26만톤(t), 황산 48만t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호주 북퀸즐랜드 타운스빌을 중심으로 아연·연·동을 제련 및 가공할 수 있도록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11종의 핵심 광물과 황산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이미 호주에서 30년 가까이 장기간 사업 기반을 다져오며 호주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던데다, 호주 내 정제련 시설 요구도 상당한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정부 등이 지원하는 미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프로젝트 크루서블)이 본격화하면서 호주 지역 사회 및 정·재계를 중심으로 핵심광물 정제련 시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광물 생산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이를 정·제련하거나 가공할 때는 중국 중심 공급망 비중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를 현지화하고, 부가가치를 내재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만큼 한국형 제련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비·인허가 변수…“공급망 새 축 될 수도”



고려아연이 호주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그린에너지 사업도 제련사업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는 태양관·풍력발전, 그린수소,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등을 축으로 하는 고려아연의 신성장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이 SMC 최고경영자(CEO)로 재직 중이던 2018년 124메가와트(MW)급 자체 태양광 발전소를 완성했다. 이를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전문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설립, SunHQ 청정수소 실증 프로젝트 등을 이어가며 호주에서 제련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결합 모델을 통해 재생에너지 100%(RE100) 기반 산업단지의 대표 사례를 구축했다.

통합제련소 구축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관건은 자금과 규제 해소다. 이미 미국에서 11조원 규모의 초대형 통합제련소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진행하는 만큼 대규모 자금 마련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또 환경 인허가, 안정적인 전력 확보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히는 만큼 향후 호주 정부의 정책금융 및 인프라 지원 여부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가운데)이 SMC에 방문해 사업장과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고려아연)
다만 이미 SMC 아연제련소를 운영하는 만큼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호주 정부의 현지 핵심광물 니즈, 까다로운 미 환경규제를 통과했던 점을 등을 감안하면 양국 정부가 협력할 경우 통합 제련소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구상이 현실화하면 한국의 제련 기술력 및 운용 역량, 호주의 풍부한 광물자원이 결합하고, 여기에 호주와의 자원·광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자본·산업 역량이 합해지면서 핵심광물 공급망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투자 확대가 현실화된다면 현지의 풍부한 자원과 고려아연의 성공 경험, 이미 구축해 둔 친환경 에너지 기반이 맞물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새로운 축을 제시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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