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상점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2025.6.18 © 뉴스1 민경석 기자
정부가 6월부터 일반용 전력에도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체계를 확대 적용하면서 소상공인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력 사용 시간대에 따라 요금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로 개편되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일반용 전력에 대한 계절·시간대별 요금체계 개편을 시행한다. 태양광 발전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환경 변화를 반영해 전력 소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하기 위한 조치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적용되던 최고요금(최대부하) 구간은 중간요금(중간부하) 구간으로 조정된다. 반면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적용되던 중간요금 구간은 최고요금 구간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전력 사용이 많은 시간대가 언제인지에 따라 업종별 체감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사용 시간 따라 요금 차…카페는 '기대' 야간업종은 '긴장'
낮 시간대 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 양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매출 대부분이 낮 시간대에 발생하는 만큼 냉방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는 전기요금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두값과 인건비, 임대료까지 오르는 상황이라 작은 절감 효과도 반갑다"고 말했다.
미용실이나 일부 병원, 학원 등도 상대적으로 수혜 업종으로 거론된다. 주간 영업 비중이 높고 전력 사용이 주로 낮 시간대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반면 야간 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우려가 적지 않다. 영등포구에서 24시간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이용객 대부분이 저녁부터 새벽까지 몰려 냉난방과 조명, 환기설비를 계속 가동해야 한다"며 "운영 특성상 전력 사용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피시방, 헬스장, 숙박업소, 목욕업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냉장·냉동설비와 조명, 전산장비 등을 장시간 가동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전기요금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 뉴스1 김영운 기자
"업종별 현실 반영 부족…세밀한 보완 필요"
소상공인 업계는 전력 수급 효율화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업종별 현실을 고려한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은 오래전부터 일반용이 아닌 영업용 또는 산업용 수준의 전기요금 체계 적용을 요구해 왔다"며 "이번 개편 역시 업종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 영업 업종은 인건비도 주간보다 높은 경우가 많은데 전기요금 부담까지 늘어나면 경영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피시방, 스터디카페처럼 전기를 필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업종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체계 역시 업종별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가스는 영업용 수요를 고려한 별도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그렇지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특성에 맞는 전용 요금체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선택권 확대"…단일요금제도 도입
사진은 19일 서울 한 건물의 전기차 충전소 모습. 2026.4.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정부와 한국전력은 야간 영업 업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택형 요금제도 함께 도입했다.
기존 시간대별 요금제를 적용받는 일반용전력(갑)Ⅱ 고객은 시간대 구분 없이 동일 단가를 적용하는 단일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대상은 계약전력 300㎾ 미만의 시간대별 구분계량기 설치 고객으로 약 29만 호 수준이다.
이에 따라 카페나 미용실 등 주간 영업 중심 업종은 시간대별 요금제를, 편의점이나 스터디카페 등 야간 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단일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사업자들이 유불리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기존 시간대별 요금과 단일요금을 모두 계산해 전기요금 고지서에 함께 표시할 계획이다. 두 요금 가운데 더 낮은 금액이 자동 적용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에서 "낮 시간대 전력 소비를 늘리고 저녁 피크 수요를 줄이겠다는 큰 방향은 유지된다"며 "영업 특성상 전력 사용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운 일부 자영업자의 부담을 고려해 선택권을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 사용 패턴이 관건…업종 따라 체감도 제각각
전문가들은 이번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태양광 발전 확대 등 변화한 전력 수급 환경을 반영한 조치인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영향은 업종별 전력 사용 패턴과 계약 유형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낮 요금은 낮추고 저녁 피크 시간대 요금은 높이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라며 "카페·미용실 등 주간 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수혜를 볼 수 있지만, 편의점·PC방·스터디카페 등 야간 전력 사용이 많은 업종은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식업 등 일부 업종은 영업 피크 시간대와 전기요금 인상 구간이 겹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자영업자 상당수는 단일요금제인 일반용전력(갑)Ⅰ을 사용하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일반용전력(갑)Ⅱ를 적용받는 대형 상가 입점 업소나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체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오는 11월까지 계시별 요금과 단일요금을 비교해 더 낮은 요금을 자동 적용하는 만큼 초기 충격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 교수는 "영세 소상공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요금제 안내와 컨설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고효율 냉난방기 교체 지원과 스마트 계량기 보급 확대 등 에너지 절감 지원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의식주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빠르게 오르며 특히 전기·가스 요금이 7%로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16일 인천 시내 주택가 전기계량기의 모습. 2025.10.16 © 뉴스1 이호윤 기자
alexe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