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 산업2부 부장
신세계그룹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사과문 발표와 대표 교체,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 사과, 진상조사 결과 공개 등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여전히 책임은 남아 있다. 다만 현재 상황이 기업의 잘못과 책임을 따지는 수준을 넘어 정치적 대립 구도로까지 확산됐다는 건 우려할 대목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과 맞물리며 여야 정치권이 이번 사안을 지지층 결집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한편에선 특정 진영과 연결해 공세를 강화하고, 반대편에서는 정치 공작 프레임으로 맞서며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논란이 국민들까지 양분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 이용 여부 자체가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고, 온라인과 사회 곳곳에서 진영 간 감정 대립이 격화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정부 부처들까지 스타벅스 사용 자제를 권고하거나, 진행하던 사업 중단과 총리 표창 취소 검토에 나서는 모습 역시 안타까움을 더한다. 기업의 잘못과 별개로 사안이 과도하게 정치화되면서, 문제 해결보다 상징적 대응 경쟁으로 흐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들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을 모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시민단체들은 정 회장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정치가 아니다.
잘못된 마케팅이 왜 발생했는지, 내부 검수와 의사결정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어떤 장치를 보완할 것인지가 핵심이어야 한다.
논란이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감정적 공방이 아니라 재발 방지 시스템이다. 기업 내부의 브랜드 검수 체계, 사회적 민감 이슈 대응 프로세스, 위기관리 시스템 등을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신세계 측 역시 단순한 사과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적 오해를 풀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내부 검증 체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기업의 잘못은 분명 지적받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논란이 정쟁으로 소비되는 순간, 문제 해결은 사라지고 진영 대립만 남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더 강하게 비난하느냐가 아니며 스타벅스를 가고 안 가고의 문제가 아니다. 책임은 분명히 묻되, 신세계 측이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jhjh1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