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중소기업 '원가 폭탄'…49.7% "장기화 대책 없어"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2일, 오전 10:18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뉴스1 최동현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극심한 원가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들 중 절반은 사태 장기화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원부자재를 수급하는 중소기업 41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94.6%가 중동 사태 이후 '원가 부담 증가'를 겪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원부자재 물량 부족'을 호소한 기업도 80.7%에 달했다.

지난 2월 말 대비 주요 원부자재 매입단가가 20% 이상 상승했다고 답한 기업은 71.9%에 달했다. 특히 '포장재·필름·종이' 업종은 80% 이상 폭등했다는 응답이 31.4%로 전체 평균(15.1%)의 배를 웃돌며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반면 중소기업의 완충 여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적정 수준 대비 현재 재고가 '70% 미만'이라는 응답이 65.9%였고, 보유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1개월 미만'인 기업도 36.1%였다. 특히 사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별도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49.7%를 차지했다.

현장에서는 대기업 공급사들의 일방적인 단가 인상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필름·포장재 제조사인 A사는 "대기업들이 사전 협의 없이 가격 인상을 통보해 특정 원료(LLDPE) 가격이 톤당 150만 원에서 280만 원까지 뛰었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기업들은 원료 확보 경쟁에서 밀려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우선 과제로는 '원부자재 가격 및 공급상황 모니터링 강화'(30%)와 '납품단가 조정 및 납품대금 연동제 활용 지원'(23.7%) 등이 꼽혔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기초 원부자재 공급 차질은 식품·생활용품 등 전방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정부는 대기업 원료사의 가격 결정과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국 15개 수출지원센터에 접수창구를 가동해 현장 애로를 파악하는 한편,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공급, 수출바우처 지급 등 금융·행정 지원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특히 중동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을 위해 물류 비용 전반에 대한 지원 문턱을 대폭 낮췄다. 기존의 국제 운송비나 보험료 외에도 해외 현지 창고 임차료, 선적 전 검사비, 무상 샘플 배송비까지 보전 대책에 포함했다. 아울러 수출바우처의 경우 심사 절차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현장의 자금 집행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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