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광객 3000만 시대 공약 대결…오세훈 '3377' vs 정원오 '착착관광'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2일, 오후 01:38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과 강북구 삼양사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6.5.21 © 뉴스1 오대일 기자,박지혜 기자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6·3 지방선거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의 관광 공약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적 팽창을 넘어 체류 기간 연장과 소비 다변화 등 관광 시장의 '질적 성장'을 끌어낼 비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2일 서울관광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485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886만 명, 2024년 1283만 명에 이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방한 외국인의 77.3%가 서울을 찾을 만큼 집중도도 압도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양적 성장이 온전한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1인당 지출액은 2018년 약 150만 원에서 2024년 약 269만 원으로 78.6% 늘었지만, 체류 기간은 2019년 대비 평균 0.085일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 항목 역시 의료관광, 뷰티, 제과 음료 등으로 정형화되는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

'방한 3000만·K-콘텐츠'…큰 그림은 '한목소리'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모두 '방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서울 방문 외국인이 1485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두 배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이다.

K-콘텐츠를 핵심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향성도 일치한다. 오세훈 후보는 'K-엔터타운' 등 대형 복합 인프라 조성을, 정원오 후보는 창동·상암·잠실 등 '3대 아레나' 조성과 서울의 주요 위크(패션·아트·건축)를 통합한 '크리에이티브X서울'을 각각 제시했다. 전 세계 K-콘텐츠 팬덤을 겨냥해 대형 공연 및 문화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맥락은 같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체류 시간 연장과 재방문율 제고 역시 공통 과제로 꼽았다. 오 후보는 '3377' 목표를 통해 1인당 체류 7일·재방문율 70% 달성을 명시했고, 정 후보는 다회차 방문객을 위한 '서울 마일리지'와 장기 체류자를 위한 '서울 스테이' 고도화를 공약으로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의 서울 관광이 단기·일회성 방문에 그쳐왔다는 문제의식을 두 후보 모두 깊이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오세훈 "자연·야간경제" vs 정원오 "교통편의·골목상권"…해법은 '차이'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접근 방식은 뚜렷하게 갈린다.

오세훈 후보는 이번 관광 공약을 '3377'로 요약했다. 연 3000만 명이 1인당 300만 원을 지출하고 7일 이상 머물며, 재방문율 70%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전략인 '서울투어노믹스'를 바탕으로 관악산 등산관광센터를 비롯해 도봉산, 경춘선 숲길 등 강북권의 자연 자원을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고, 여기에 야간경제를 결합해 체류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하드웨어 중심'의 전술을 띠고 있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소프트웨어와 생활문화'에 방점을 찍은 '착착관광'을 내세웠다.

방한 외국인이 자국에서 쓰던 신용카드로 서울의 지하철과 버스를 바로 탈 수 있는 '원 서울, 원 패스'(One Seoul, One Pass) 조기 도입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성수동과 문래동의 성공 모델을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제2 성수동 20곳 만들기'를 통해 외국인들이 서울의 일상적인 골목상권으로 스며들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서울시 관광 예산이 전체 예산의 0.4%에 불과한 팍팍한 현실 속에서 '3000만 명 유치'라는 거대 목표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은 양측 모두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정란수 한양대 겸임교수(프로젝트 수 대표)는 "두 후보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지금까지 서울 관광이 양적 성장에 치우쳐 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관광객 증가가 곧 시민의 이익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지역 상인과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풀뿌리 관광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두 후보 모두 특정 지역에 관광객이 몰리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를 공약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며 "관광 수요를 적절히 분산시키고, 시가 주도하기보다는 상인과 시민이 스스로 관광 문화를 만들어가는 구조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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