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동부 첸나이시(市) 인근 타미날두주(州) 산업개발공사(SIPCOT) 산업단지 내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31일(현지시각) 화재가 발생한 모습(소셜미디어 X 'Weather Monitor' 갈무리). 2026.5.31.
현대모비스 인도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장·섀시 생산동이 전소됨에 따라 이곳에서 관련 부품을 공급받던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 2곳도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의 5분의 1을 생산했던 해외 최대 공장이 자칫 멈출 위기에 처한 것이다.
중동 전쟁으로 감소한 중동 시장 판매량을 인도 시장에서 만회해 왔던 현대차로선 이번 화재 사고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쌓아놓은 차량 재고로 고객 인도를 지속하는 한편 대체 공급망을 확보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인도법인 "대체 공급망 모색중"…공장 2곳 셧다운 막으려 '안간힘'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현대모터인디아'(HMIL)는 화재 발생 이튿날인 1일(현지시각)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 공시를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당사의 생산에 일시적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운영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조달 및 공급 지속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사의 딜러 네트워크에는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차량 재고가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현재 현대모비스와 협력해 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모비스 인도 첸나이 공장에선 지난달 31일 폐기물 보관소에서 시작된 불이 전장·섀시 생산동으로 번져 현지 소방에 의해 약 4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 당시 500여 명의 근로자는 즉시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장과 섀시를 생산하는 1개 동이 완전히 불에 타면서 관련 설비와 예비 부품이 모두 소실됐다.
불이 난 공장은 현대차 첸나이, 탈레가온 등 인도 공장 2곳에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텔레매틱스 시스템(AVNT) 등 전장과 섀시, 모듈 및 배터리 시스템, 에어백 등 안전 관련 부품을 공급해 왔다. 이 중 모듈 생산동과 배터리 시스템 생산동, AS 부품 보관동 등은 화재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공급이 중단된 부품은 전장과 섀시 등이다. 모두 차량 제작에 필수적인 부품들로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과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현대차 인도 공장 2곳에 아직 전장·섀시 관련 재고 부품이 있기 때문에 당장 가동이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대체 부품 수급이 지체될 경우 일시적 가동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 공장 올해 92만대 생산 계획 '빨간불'
현대차 인도공장은 지난해 글로벌 판매의 5분의 1을 생산한 핵심 거점으로, 해외 최대 생산 기지다. IR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준공된 인도 첸나이 공장은 지난해 연간 75만여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해외 공장 12곳 중 가장 많은 물량으로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413만여 대)의 18%에 달한다. 대표 생산 차종은 현지 전략 차종인 소형 SUV '크레타'와 '베뉴' 등이다. 지난해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76%는 인도 내수 시장에 판매됐고 나머지 24%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일대로 수출됐다.
인도 탈레가온 공장은 현대차가 2023년 GM으로부터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가동을 개시, 연간 17만 대를 초기 생산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첸나이·탈레가온 공장 합산 생산량은 92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가동 당시 현대차 인도법인은 향후 탈레가온 공장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려 연간 100만 대를 인도 공장 2곳에서 생산할 계획이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지난해 연간 525만 대의 신차가 판매됐다. 현대차도 현지 생산 거점을 발판으로 인도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 미국 다음으로 많은 판매량을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은 57만 2000여 대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6만 7000여 대로 역대 분기 최다를 기록했다.
인도 내 견조한 판매는 지난 2월 발발한 중동 전쟁으로 줄어든 중동 판매를 만회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올해 1분기 중동·아프리카 판매량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어든 5만 2000여대에 그쳤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중동 판매가 감소했지만 인도에선 계획보다 1만 3000여 대 판매가 늘었다"며 1분기 글로벌 판매가 97만 6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하는 데 그친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1개월의 대응이 인도 공장 생산 차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통상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차량은 2개월 치, 부품은 1개월 치 정도 재고를 갖고 있다"며 "인도 공장 내 정확한 부품 재고 상황을 알 수 없지만, 향후 1개월 안에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크레타 등 주력 생산 차종이 인도 공장에서만 만드는 차량이라 글로벌 다른 공장에서 물량을 가지고 오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대체 부품을 얼마나 빨리 수급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