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00억 손실발생 '유령어업'…대안으로 떠오르는 '생분해성 어구'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3일, 오전 07:00

생분해성어구로 작업 중인 어민들(해양수산부 제공)© News1

바다에 버려지거나 유실된 폐어구(그물·통발 등)에 수산생물이 걸리거나 갇혀 지속적으로 죽는 현상인 '유령어업'으로 발생하는 손실은 연간 어업생산량의 약 10%, 4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폐어구는 선박 추진기에 감겨 사고를 유발하고, 해양생물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유령어업은 잘 썩지 않는 나일론 등의 섬유로 만들어진 그물이 유실돼 물고기가 걸리게 되고, 이를 먹으려던 다른 물고기가 다시 걸려 죽게 된다.

폐어구는 합성섬유 재질은 잘 분해되지 않아 장기간 바닷속에서 유령어업을 지속시킨다. 발생 원인으로는 조업 중 유실, 무단 투기, 방치 등이 있으며, 어업현장에서는 유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에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서는 2004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어구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생분해 그물은 나일론 그물과는 달리 바닷속에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유령어업으로 인한 수산자원의 피해를 줄이고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다.

실제 꽃게·참조기 자망의 경우 1∼2년 후 유령어업 예방 효과가 나타나며, 3∼4년 후 완전 분해된다. 대게 자망 또한 3∼4년 후 유령어업 예방 효과, 5∼6년 후 완전 분해된다.

생분해성 어구

2005년 세계 최초 생분해성 그물 개발…2007년부터 대게 자망에 보급
생분해 그물은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PBS(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그물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2007년부터 대게 자망에 보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PBS로 만든 생분해 그물은 대게어업에는 적합했으나, 나일론 그물에 비해 유연도가 낮아 다른 어종에서는 어획성능이 일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그물 강도도 나일론 그물의 약 90% 수준에 그쳐 조업 중 그물이 찢어지는 현상도 종종 발생하여 현장에 보급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2016년부터 기존 생분해 그물보다 강도와 유연성, 어획 성능을 높인 고성능 생분해 그물 개발을 추진해 2020년 신규소재 4종을 개발해 내구성, 유연성 및 성능 향상시켰다.

생분해 어구 신규 수지 4종은 PBEAS, PBEAS+AH, PBES, BIO-PBS로 기존 PBS 대비 강도·유연성·분해성·친환경성 개선과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한 제품군이다. PBEAS는 PBS 대비 강도와 유연성이 향상된 수지이며, PBEAS+AH는 PBEAS에 분해성을 높였다.

신규 수지 개발 이후 그물 제작 및 대게·꽃게·참조기 시험조업을 진행해 기존 생분해 그물보다 높은 성능을 지닌 것은 물론, 나일론 그물과도 동등한 어획성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고성능 생분해 그물은 기존 생분해 그물에 비해 강도는 10%, 유연성은 20%나 향상됐다.

생분해 어구를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는 임기봉 죽변자율관리공동체 회장은 "바다 환경 보호를 위해 생분해성 어구가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 그물(생분해성 어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대게 자망의 경우 100% 생분해서 어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물 생산량이 어업인들이 조업에 사용하는 (그물)량에 못미쳐 생산을 늘려 보급을 확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분해성 그물 어획성능 시험 장면.(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뉴스1

나일론 그물 60% 가격을 구입…2024년 생분해성 어구 국내조립 의무화 도입
해수부는 '생분해 그물 보급 사업'을 통해 사용을 희망하는 어업인에게 지원하고 있다. 어업인은 관할 지자체와 지구 수협에 연내 신청하면 지자체별 사업 선정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지원을 받게 된다.

어업인은 생분해 그물과 나일론 그물 가격의 차액과 함께, 나일론 그물 가격의 40%도 추가로 지원 받을 수 있어 나일론 그물의 60% 가격에 생분해 그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생분해성 대게자망 어구가 4만8000원,나이론 등 기존 어구가격이 1만4000원일 경우 어업인은 기존어구 가격과의 차액인 3만4000원에 기존어구 가격의 40%인 5600원은 더해 3만9600원을 지원받아 나이론 어구의 60%인 84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2024년 생분해성 어구의 국내조립 의무화도 도입했다. 특히 기존 일부 공정을 중국에서 조립하는 꽃게 자망에 대해 국내조립이 의무화됐다.

여기에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일부 업종에 대해 생분해 어구 사용 의무 근거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연·근해 전 업종 동시 사용 의무화는 어려움에 따라 어구 사용량과 유실이 많은 품종순으로 단계적 의무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어업현장에 홍보물을 배포해 생분해 그물의 필요성과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홍보물에는 폐그물의 사회․경제적 영향, 생분해 그물의 성능, 효과, 구매 방법, 사용 보관방법 등의 내용이 담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약 38억 원을 투입해 생분해성어구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보급품목도 지나해 대상이었던 대게, 붉은대게, 꽃게, 참조기 자망 및 붕장어 통발 깔때기에 꽃게 통발을 추가해 총 6개 품목으로 늘렸다.

허겸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생분해 어구 보급사업 활성화를 위해 생분해 어구의 성능인증 및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어업인들이 사용하는 그물에 대해서도 매년 생산업체를 방문해 수거한 후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문해성 어구 추가 품목 선정시에는 어획 성능 시험을 통해 나일론 어구와 동등한 수준이 됐을 때 품목으로 지정하고, (생분해 어구를 사용했을 때)어느 정도 잡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분해성 어구 홍보(해양수산부 제공)

"수출 제품 개발·제도 안착 위해 재정 당국의 적극적인 검토 필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3년간 노르웨이 북대서양 해역에서 노르웨이 과학산업기술연구재단과 함께 국산 친환경 어구를 활용해 공동 시험조업을 진행했다.

공동 시험조업은 2015년 5월 4일 해수부가 국제해양개발위원회(ICES)에서 발표한 생분해성 어구 개발에 노르웨이 측이 큰 관심을 가지고 우리 측에 협력을 제안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2021년에는 폐어구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쿠웨이트 환경청(EPA)과 온라인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전통적으로 어업에 종사했던 쿠웨이트는 유령어업 문제를 해결하고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환경청을 통해 해수부에 생분해 그물 기술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양측은 온라인 콘퍼런스를 열고 주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유실 그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개발된 생분해 그물의 필요성과 우수성, 국내 개발 및 보급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쿠웨이트 는 자망 및 통발 어업에 우리나라 생분해 그물을 적용하기 위해 관련 경험 및 기술 공유 등 협력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2022년에는 생분해 그물실이 미국에 수출돼 현지에서 낚싯줄로 판매됐다.

생분해성 제조업체인 이영오 유성산업 이사는 "올해 약 80톤 정도의 생분해성 어구는 생산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산 어구와도 가격 경쟁력이 있어 어업인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을 위한 연구개발과 함께 국내에서도 생분해성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며 "주무부처인 해수부와도 이런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제도 안착을 위해 재정 당국의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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