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9 © 뉴스1 오대일 기자
사업자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거나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는 편법을 막기 위해 금융사의 사후 점검이 대폭 강화된다.기존에는 1억 원 이상 사업자대출에 대해서만 자금 사용처를 사후 점검했지만 6월 30일부터는 기준이 5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사업자대출에 대한 검증 범위를 두 배 이상 확대하는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개인사업자대출의 자금 용도 사후점검 대상 기준을 기존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금융회사들에 안내했다.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협회는 이를 업권별 내부 규준에 반영할 예정이다. 개정 규준은 오는 30일부터 시행된다.
현행 규정상 금융회사는 개인사업자대출 취급 후 3개월 이내에 대출금이 실제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점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1억 원 이상 대출만 점검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5000만 원 이상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사실상 '사업자대출 우회대출과의 전쟁'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높이자 일부 차주들이 사업자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거나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사업자대출의 편법 활용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쓰려고 사업자금이라고 속여 대출받는 것은 사기죄로 형사 처벌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금융당국도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에 대한 관리 체계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신용정보원은 지난 3월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자 정보 공유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금융회사가 용도 외 유용자를 등록하면 다른 금융회사도 대출 심사 과정에서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용도 외 유용 적발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자는 9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등록 건수는 2018년 4건에 불과했지만 2019년 27건으로 급증한 뒤 2020년 42건, 2021년 49건, 2022년 88건, 2023년 139건, 2024년 164건, 2025년 243건으로 7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개정 규준 시행을 앞두고 금융회사들의 점검이 강화되면서 올해 적발 건수도 지난해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재 수위도 크게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구입을 집중 차단하겠다고 밝히고, 용도 외 유용 적발 시 대출 제한 기간을 기존 1차 적발 1년·2차 적발 5년에서 각각 3년·10년으로 대폭 강화했다.
기존에는 적발 이후 대출 상환일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적발 즉시 대출 회수와 장기간 금융거래 제한까지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재 강도가 높아졌다.
현행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르면 차주가 대출금을 약정된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경우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게 되며 금융회사는 즉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자대출은 가계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슨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사실상 가계대출 수준의 사후 검증 체계가 적용될 것"이라며 "특히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매입이나 투자 행위에 대한 적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