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유승관 기자
지방선거 이후 국회 원구성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지연돼 온 금융 핵심 법안들이 하반기 정무위원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서민금융·자본시장·가상자산 관련 입법 과제는 상반기 사실상 논의가 멈춘 상태로, 하반기 정무위원회 구성이 입법 재가동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우선 처리 대상으로 꼽아온 금융 법안 가운데 상반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신용정보법 개정안' 1건에 불과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차주 동의 없이도 금융자산정보를 수집·처리할 수 있도록 특례를 규정해 신속하게 상환능력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李 대선 공약 '서민금융법 개정안'…與 경제 상임위 가져오겠다
신용정보법 개정안 외에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서민금융법 개정안과 자본시장 관련 법안들은 여전히 정무위에 표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금융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야당이 국회 정무위원장이라 지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에 법안 통과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의 국정과제 입법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 위해 정무위를 포함한 경제 관련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여권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정무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부처별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6.2 © 뉴스1 허경 기자
금융위원회도 원구성 이후 신속한 법안 심사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구성이 마무리되면 서민금융법, 자본시장법 개정안, 보이스피싱 관련 법안,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이 주요 처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법안은 서민금융법 개정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에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하고 금융사 출연금 일몰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를 통해 지원사업의 안정적인 재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재원 조달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권의 연간 출연 금액은 이미 지난 4월부터 4348억 원에서 6321억 원으로 확대됐다. 야권과 금융권 모두 반발하고 있다. 법안심사소위에 안건으로 올랐지만 여야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며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자본시장법 주요 과제…통과까지 험로 예상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를 강화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시 금융사가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에게 피해액을 배상하는 '무과실 배상책임제'가 핵심이다. 개정안은 금융사가 지급해야 할 보상 한도를 사건당 1000만~5000만 원 범위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상 한도가 5000만 원으로 설정될 경우 금융권이 부담해야 할 배상액은 약 2800억 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범죄 책임을 금융권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과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 신주배정 등 자본시장 관련 법안들도 논의가 멈춰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란 특정 회사가 상장기업의 주식을 25% 이상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됐을 때, 소액주주 등의 남은 지분도 동일한 가격으로 강제 매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당과 금융위는 당초 3월 중 당정 협의를 통해 주요 쟁점을 정리한 뒤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었으나 중동 정세 악화와 지방선거 일정 등이 겹치며 논의는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후반기 정무위는 포용금융 추진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입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법안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만큼 하반기에도 국회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국회의사당 전경.© 뉴스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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