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험·충성도 높인다"…'정례 프로모션' 키우는 유통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후 07:23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최근 ‘브랜드 데이’를 통해 고객 록인(이탈 방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우후죽순 가격 할인만 내세우는 방식이 아닌, 특정 시기마다 진행되는 ‘대표 프로모션’에 집중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선 브랜드 경험과 가치가 더 중시되는 만큼, 브랜드 데이 같은 정기 프로모션에 차별화한 콘텐츠 등을 결합하며 이를 하나의 자산으로 육성하는 모습이다.

신성통상 '탑텐'이 올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대표 프로모션 '텐텐데이'. 올해 연 2회로 한층 강화했다. (사진=신성통상)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005390)의 제조·유통 일괄(SPA) 패션 브랜드 ‘탑텐’과 ‘탑텐키즈’(아동복)는 지난달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8.7% 신장한 규모다.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7일까지 진행하는 프로모션 ‘텐텐데이’가 매출 신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텐텐데이는 시작 5일 만에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며 소비자 호응을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텐텐데이는 탑텐의 대표적인 프로모션이다. 신성통상은 연간 1회였던 텐텐데이를 올해부터 연 2회로 확대 운영키로 했다. 기존 텐텐데이의 개최 횟수를 늘려 소비자들에게 할인 기회를 더 확장시킨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탑텐이 전환하고 있는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간 소비자들에게 단순 가성비 브랜드로만 인식돼왔던 탑텐은 올해부터 ‘패션 브랜드’로의 정체성 정립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굿웨어’(좋은 옷) 브랜드 전략이다. ‘매일 입어도 좋은 옷’이란 가치를 전하기 위해 톱배우 전지현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전격 발탁하고, 마케팅 전략도 ‘정기성’을 띄는 대표 프로모션으로 ‘선택과 집중’한 모습이다. 텐텐데이라는 대표 프로모션을 일종의 브랜드 자산으로 키우려는 탑텐의 전략이 엿보인다.

이번 텐텐데이는 여름철 소비자 수요가 높은 기능성 소재와 쾌적한 착용감을 갖춘 상품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상·하의부터 이너웨어(속옷), 아우터(외투) 등까지 다양한 품목을 최대 75%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신성통상은 제조 능력을 직접 갖추고 있어 고품질의 가성비 의류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국내 몇 안되는 패션업체다. 최근엔 마케팅 역량까지 대폭 끌어올리면서 브랜드 가치 키우기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탑텐이 추구하는 ‘좋은 옷’의 가치를 실질적인 혜택을 통해 체감할 수 있도록 텐텐데이를 연 2회 운영으로 확장했다”며 “텐텐데이를 하나의 브랜드 자산으로 키워, 고객이 꾸준히 탑텐을 찾게 만들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탑텐 앰버서더인 배우 전지현. (사진=신성통상)
국내 화장품(뷰티) 업계의 대표 플랫폼인 CJ올리브영도 브랜드 데이를 적극 밀고 있는 기업이다. 올리브영의 정기 할인 프로모션 ‘올영세일’이 주인공이다. 올리브영은 올영세일을 연간 4회 운영하며 소비자 충성도를 키우고 있다. 올영세일은 신상품과 최신 K뷰티 트렌드를 보여주는 인기 상품들을 특가에 소개하는 행사로, 여름철에는 매년 5월 말 또는 6월 초에 진행된다. 정기성을 갖추고 있어 일부러 해당 기간을 기다렸다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다.

보다 선제적으로 정기적인 대표 프로모션을 앞세웠던 분야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시장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은 연중 최대 규모 프로모션인 ‘빅스마일데이’를 전개 중이다. ‘대한민국 천만흥행 쇼핑축제’라는 콘셉트로 올해는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진행했다. 최대 60% 할인과 중복 할인 등을 내세웠는데, 프로모션에 앞서 공개한 빅스마일데이 티저영상은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패션·뷰티·이커머스 등 국내 유통업계가 최근 이처럼 정기 프로모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건 소비자 록인 강화와 수요 집중 효과, 고객 경험 확대 차원이다. 특정 시기에 정례적으로 프로모션을 고정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를 해당 기간에 집중시켜주는 역할을 해서 단기 매출 외형을 키워주고, 더불어 브랜드명과 특정 시기를 강하게 연상시키게 해 브랜드 인지도를 대폭 키울 수 있다.

고객 경험 측면에서 정기성을 지닌 브랜드 데이는 ‘일상 속 작은 축제’와 같은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매년 같은 시기에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브랜드 충성도를 확립시킬 수 있어 자연스럽게 소비자 록인 효과도 키울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정기 프로모션은 내부적으로 기획·운영 과정 등을 표준화시킬 수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한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잘 만든 브랜드 데이는 개별 브랜드를 넘어 관련 업종이나 시장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다만 브랜드별로 차별성과 스토리 연계 등을 자연스럽게 진행해야 하고, 최소 몇년 이상 운영,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브랜드 데이를 인지시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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