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술지주회사의 VC 등록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스트기술지주는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투자회사 등록을 마쳤고, 유니스트기술지주는 지난 4월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올해 과학기술원 계열 기술지주 두 곳이 VC 라이선스를 확보하면서 업계 집계 기준 벤처투자회사로 등록한 기술지주 계열 운용사는 총 12곳으로 늘었다.
올해 6월 기준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술지주 계열 운용사는 한양대학교기술지주회사, 한림대학교기술지주, 한국공학대학교기술지주회사, 포항공과대학교기술지주, 연세대학교기술지주, 서울대학교기술지주, 부산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 대경지역대학공동기술지주, 고려대학교기술지주, 지스트기술지주, 유니스트기술지주 등이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 산학협력단 등이 출자해 설립하는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다. 대학이 보유한 특허와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교원·학생 창업을 지원하며, 기술이전과 사업화 업무를 맡아왔다. 대학 연구성과를 시장으로 연결하는 창구 역할이 컸지만 최근에는 창업기업 발굴과 투자, 보육 기능까지 확대하고 있다.
기술지주들이 VC 등록에 나서는 것은 공공기술 사업화 방식이 투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외부 기업에 이전하거나 자회사를 세우는 방식만으로는 딥테크 기업의 성장 자금 수요를 채우기 어렵다는 판단이 커졌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첨단제조 등 기술창업은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긴 시간이 필요하고 초기 검증 단계부터 후속 자금이 요구된다. 기술지주 입장에서도 창업기획자(AC)나 신기술창업전문회사 기능만으로는 펀드 규모와 투자 단계 확장에 한계가 있어 VC 라이선스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올해 첫 등록은 지스트기술지주가 시작했다. 지스트기술지주는 지난 2023년 말 설립됐으며, 지난 1월 VC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창업기획자와 신기술창업전문회사 자격에 이어 설립 2년여 만에 벤처투자회사 등록까지 마친 것이다. 유니스트기술지주도 지난 4월 VC 등록을 완료했다. 유니스트기술지주는 이미 총 232억원 규모 펀드를 운용 중으로, 이번 등록을 통해 기존 기술사업화 기능에 전문 투자 기능을 더했다.
기술지주들의 출자사업 참여도 늘고 있다. 서울대기술지주는 올해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의 창업초기 소형 부문 운용사로 선정됐다. 고려대기술지주와 전북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도 올해 모태펀드 창업초기 소형 분야 운용사로 이름을 올렸다. 기술지주가 대학 안팎의 초기 기술창업 기업을 발굴하고 정책펀드 운용을 맡는 사례가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기술지주의 VC 전환이 투자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보유 기술에 대한 접근성, 교수·학생 창업 네트워크, 연구실 창업기업 발굴력은 강점이다. 반면 민간 출자자를 설득해 펀드를 키우고, 후속투자와 회수까지 이어가는 경험은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대학 자회사나 교내 기술 기반 기업에 투자할 경우 이해상충 관리와 독립적인 투자심사 체계도 중요해진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지주는 좋은 기술과 창업팀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용사로서 평가는 별개의 문제”라며 “정책자금 중심의 초기 펀드 결성을 넘어 민간 LP 유치, 외부 VC 공동투자, 회수 사례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