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장관이 노동정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DB)
이달 1일로 예정됐던 토론회가 잠정 연기되긴 했지만, 정부 의지로 볼 때 조만간 일정이 잡힐 전망이다. 김 장관도 이런 제안에 야당과 재계, 학계 등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는 단순히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게 아니라 더 큰 거위, 또 다른 거위를 만들자는 것”이라 반박하며 “점점 더 벌어지는 원하청 노동자 간 격차를 그냥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인 만큼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경청하고 대화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김 장관이 제안한 사회연대임금은 지난 1951년 스웨덴이 도입했던 제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자 대기업과 대기업 노조까지 참여한 사회적 대화로 마련했던 이 제도는 임금 상승을 억제 당한 대기업 근로자들의 반발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폐기되는 운명을 맞았다. 산별 노조가 제대로 작동하는 유럽식 토양 하에서 사회적 대화의 산물로 만들었던 제도였던지라 그나마 초기 안착 가능성을 보이긴 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만 봐도 초기업노조를 표방한 삼성전자 노조는 7만명 정규직들이 똘똘 뭉쳐 회사 낸 이익의 15%를 자신들의 몫으로 챙기겠다는 극한의 투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노조 조직률은 1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산별 노조에 포함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몫을 줄일 수 있다는 대기업 노조의 자발적 참여 같은 스웨덴식 모델을 기대하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 파업 위기에서 전 국민이 목도했듯이, 최대 100조원에 이르는 파업 손실마저도 얼마든지 볼모로 잡을 수 있다는 노조의 극단적 이기주의를 도덕적이거나 윤리적 규범으로 제어할 순 없는 지경이다. 이렇게 본다면 노동시장 내 이중구조를 해소해야만 한다는 정부의 당위론은 모두가 공감하는 대목이지만, 이를 대기업 노조의 선의에 기대하려는 발상은 너무나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 논의의 출발점이 된 대기업 초과이익 관점에서 놓치고 있는 중요한 포인트는, 해당 기업이 지속적으로 초과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업과 노조,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모두가 산업 호황으로 인해 생겨난 초과이익이라는 파이를 어떻게 나눠 먹을 것인가 하는 ‘분배’에만 초점을 맞취고 있다.
자신들이 주장하듯 노조가 진정 기업 경영의 한 축이라면, 과거 이익에 대한 분배 논의에만 열을 올리기 전에 회사가 미래에 지속가능한 이익과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성장’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논의의 초점이 분배에서 성장으로 맞춰질 수 있도록 넛지의 역할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김영훈 장관이 스스로 장담했던 ‘(황금에 눈이 멀어) 당장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