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유가 시대, 신생 LCC가 '데이터'로 연료비 십수억 절감한 비결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05일, 오전 05:3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창사 10년째인 장거리 중심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가 2024년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도입한 ‘데이터 기반 연료 효율화 시스템’을 활용해 연간 수십억원의 항공료를 절감해 화제다. 올해 중동전쟁 발 초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신음하는 항공업계에 데이터 발 비용 절감 바람이 불 지 주목된다.

4일 서울 강서구 에어프레미아 본사에서 만난 운항본부 임해진 운항기술팀장은 “연료 효율화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에만 11억4000만원 연료비를 절감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두 배 이상인 23억원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고유가라는 외부 요인까지 더해지면, 회사가 실제 체감하는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 임해진 운항기술팀장이 운항승무원들에게 ‘데이터 기반 연료 효율화 시스템’을 브리핑하는 모습(사진=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임 팀장의 제안으로 2024년 GE에어로스페이스의 ‘퓨얼 인사이트’와 ‘플라이트 펄스’를 도입해 운항 전반에 적용 중이다. 항공기에서 생성되는 디지털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료 사용 효율을 분석하고, 조종사가 개인별 운항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조종사들이 오랫 동안 사용해 왔던 이착륙을 포함한 항공운항 방법의 고정관념을 깨는 과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비행기 착륙 시 원활한 제동을 위해 엔진을 역추진 하는 방식이 쓰이는데 이것이 꼭 효율적이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데이터로 증명한다. 이 밖에 이륙 후 상승고도에서 항공기 날개 뒷편에 달린 ‘꼬리 날개’를 펴는 적절한 시점과, 착륙 후 지상 이동 시 한쪽 엔진은 끄는 방식 등을 제안한다.

임 팀장은 “착륙 시 역추진 엔진을 켜면 활주로에 난류가 생겨 먼지가 엔진에 들어가고 물리적으로 바람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엔진 수명에도 좋지 않다”며 “비행 중 생기는 여러 변수를 정량화해 어떤 환경에서 더 효율적인 비행이 가능한지 공유, 데이터로 검증된 가장 효율적인 기준을 미리 제시하여 승무원들의 판단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 차원서 강제하지 않고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 조종사님들은 외항사에서 이 방식을 써 본 분들이 많아 적극적으로 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착륙 후 한쪽 엔진을 끄고 지상 이동하는 'engine out taxi in' 개념도 (사진=에어프레미아)
해외에선 대형 항공사들도 널리 활용하고 있다. 전일본공수(ANA)·루프트한자·델타·아메리칸·캐세이퍼시픽 등 유명 항공사들도 이미 도입 중이며 한국에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임 팀장은 “아무래도 저비용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에 더 관심이 많으니 저희가 가장 먼저 하지 않았나 싶다”며 “올해 중동전쟁 후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여타 항공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연료 절감이 항공안전에 위배되지 않나라는 지적에 임 팀장은 “과거에는 안전을 위해 연료 여유분을 넉넉히 두는 보수적인 판단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발달된 장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과 효율성을 동시에 가져가고 있다”며 “안전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전을 더욱 정교하게 향상시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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