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 배달라이더 잡아라…보험사·공제조합 경쟁 본격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05일, 오전 05:3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배달 라이더 A씨는 최근 배달용(유상운송용) 오토바이 보험 가입을 알아보다 보험료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연간 보험료가 1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료로 매년 70만원 넘게 내는 A씨는 오토바이 보험료가 자동차보험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 상품은 보험료가 보험 대상인 이륜차 가격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의무보험인 유상운송용 이륜차보험의 보장 기준을 ‘대인 무한’ ‘대물 2000만원 이상’으로 강화하고, 배달사업자가 라이더의 가입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지난 3일부터 시행했다. 보험업계는 제도 시행으로 신규 가입자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배달서비스공제조합과의 경쟁 심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약 23만명의 배달 종사자가 대상인 배달용 이륜차보험 시장은 손해보험사와 배달서비스공제조합이 양분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상운송용 이륜차보험 가입률은 38.7% 수준으로, 당시 배달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가입자는 9만명 안팎에 불과했다. 상당수 배달 종사자가 배달용 이륜차를 대상으로 하는 유상운송용 보험 대신 가정용 보험에 가입한 채 배달 업무를 수행해온 셈이다. 가정용 보험만 든 오토바이가 유료 배달을 하다가 사고 발생 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보험업계는 신규 가입자가 늘더라도 상당수가 배달서비스공제조합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제조합 보험상품은 조합 분담금을 기반으로 운영해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데다, 전면 번호판 장착 시 1.5%, 안전교육 이수 시 최대 3%, 운행기록장치(DTG) 장착 시 최대 3%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함께 할인 특약 확대도 추진 중이다. 반면 손보사가 판매하는 유상운송용 보험은 블랙박스 장착, 안전운전교육 이수 등에 따른 할인 특약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제 손보사가 판매하는 유상운송용 이륜차보험 시장은 위축된 모습이다.보험료 규모는 2022년 201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해 1127억원까지 줄었다. 이는 2021년(1897억원)과 비교해도 40.5%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출범 이후 일부 가입자가 공제 상품으로 이동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보험사들은 이번 보장 기준 강화로, 표준 보험료 산정을 위한 데이터들을 비축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상운송용 이륜차보험은 일반 자동차보험보다 사고 빈도와 사고 강도가 높은데다, 가입자가 많지 않아 보험료 책정이 주먹구구인 상황이었다. 사고 발생시 보험사 부담도 크다. 반면 가입자가 늘어나면 사고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보험료도 정확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유상운송용 이륜차보험 손해율은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율은 2021년 71.4%, 2022년 62%까지 낮아졌지만, 2023년 66%, 2024년 73.7%, 지난해 78.1%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가입자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손해율까지 상승할 경우 보험료 인하 여력은 더욱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을 계기로 가입자가 확대되면 사고 통계가 축적될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부담 완화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제도의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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