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급' 코스피 변동성…개미, 삼전닉스 2배 '홀짝 맞추기 게임'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5일, 오전 06:00

한 레버리지 ETF의 종목토론방에 게시된 유머글(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상장 첫날에 예수금 털어넣어서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팔기를 반복했는데 잘 됐네요. 5일 만에 벌써 40% 수익 먹었습니다.(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종목토론방 개인투자자)" "지금 산 사람들은 눈물 날 듯. 쓴 맛을 봐야 이런 상품 투자 안 합니다. 쉽게 돈 벌려고 하지 말고 본주 사서 인내를 배우세요.(반도체 레버리지 종목토론방 개인투자자)" 주가가 오르면 환호하며 '수익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오고, 몇 시간 후 주가가 떨어지면 같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후회와 걱정, 조롱이 이어진다. 요즘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종목토론방에서 매일 보이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이 홀짝을 맞추는 도박판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매일 주가 변동성이 크다보니 고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또는 2배 인버스(곱버스) ETF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5% 오르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 지수는 오전 9시 3분(8933.62)부터 9시 9분(8503.48)까지 단 6분 만에 430.14(-4.81%) 급락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가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한 지난달 15일에는 장중 7371.68까지 떨어지며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변동폭이 9.2%에 달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코스피 지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은 날이라도 장중 매수세와 매도세가 극단적으로 오가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기준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3.44로, 한 달 전인 5월 4일(55.87)보다 31.4% 높아졌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20거래일간(5월 4일~6월 2일) 일간 코스피 지수 고가와 저가의 변동폭은 평균 4.2%로, 연초 이후 평균(3.0%)을 크게 상회한다. 1990년 이후 코스피 지수 일간 평균 변동폭이 4.0%를 넘은 건 △1997년 11월~1998년 2월 외환위기(5.7%) △2000년 6~11월 닷컴버블 붕괴(4.6%) △2020년 3~4월 코로나 팬데믹(4.9%) 등 뿐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코스피의 장중 급등락이 심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도를 극심하게 키우고 있다"며 "최근 20거래일 간 고가와 저가의 변동폭(4.2%)은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위기 시절급 변동성을 연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출시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증시가 종전 협상 상황 및 국제유가 등락 등 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지다보니, 투자자들은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레버리지 및 곱버스 상품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하는 시점만 잘 맞춰 '단타'로 치고 빠지면 등락폭의 2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중 코스피가 5.1% 변동성을 보인 지난 2일 거래대금 기준 1~6위 ETF 중 2위를 제외한 나머지 5개가 모두 지수 추종 레버리지 및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였다. 뉴스1이 이날 거래액 100억 원 이상 ETF 222개를 집계한 결과, 이 중 레버리지·곱버스 ETF는 총 31개로, 총 거래액은 18조 8247억 원이다. 이날 전체 ETF 거래액(45조 9316억 원)의 41% 규모다.

중간이 없는 도박에서 주가 방향을 맞추면 다행이지만 반대 경우에는 나락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첫날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8.44% 상승했지만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18.70%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지난 5월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7077억 원으로 올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코스피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등 반도체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에 고변동성과 투기성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주 쏠림 외에도 최근 개인 투자자가 핵심 수급 주체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 레버리지 ETF 투자 확대까지 최근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매우 복합적"이라며 "이런 장세에선 장중 어느 요인이 확대될 때마다 주가 변동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기에 신중한 투자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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