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 해산물 식당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에 입장하고 있다.2026.6.1 © 뉴스1 김민재 기자
삼겹살 회동은 전략적인 행동으로 봐야 한다. 결속력이 강해지고 향후 협상도 편해질 수 있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CEO Summit(서밋) 참석차 방한한 지 7개월여 만이다. 황 CEO는 방한 기간 국내 주요 그룹 관계자와의 수많은 회동부터 프로야구 시구, 예능프로그램 출연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황 CEO의 다양한 방문지 가운데 첫 행보인 삼겹살 회동에 수많은 이목이 쏠린다. 인공지능(AI) 시대의 황태자로 불리며 세계 부호 순위 8위인 황 CEO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삼겹살을 주요 그룹 총수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벤트다.
전문가들은 황 CEO가 삼겹살을 메뉴로 선택한 데 대해 협상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향후 원활한 협상으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이성대 전략적협상연구소 소장은 삼겹살 회동에 대해 "한국 특유의 연대감을 형성하는 문화를 노린 것"이라며 "점잖은 자리보다 삼겹살을 메뉴로 한 술자리를 할 때 결속력이 강해지고 향후 협상이 편해질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GeForce Gamer Festival); 엔비디아 PC 게임 페스티벌에 앞서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0 © 뉴스1 김진환 기자
제2의 깐부 '삼겹살 회동'…소탈한 이미지에 호감 이미지 상승효과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이날 오후 1시쯤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 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다.
황 CEO는 저녁에 첫 일정으로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주요 그룹 총수와 만난다. 회동 장소로 성수동의 여러 삼겹살 음식점이 거론되고 있는데 장소가 홍대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황 CEO가 삼겹살 음식점에서 회동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소탈한 모습을 보이면서 황 CEO뿐 아니라 엔비디아에 대한 기업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먼저 나온다.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황 CEO는 마이클 잭슨급의 파급력을 지닌 AI 시대 최고의 슈퍼스타"라며 "삼겹살 회동은 셀럽 마케팅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황 CEO는 대만에서 진행한 한국 기업인들과의 만찬 당시에도 테이블에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저렴한 메뉴들이 주로 올라왔다고 한다. 이번 삼겹살 회동 역시 '소탈한 젠슨 황' CEO 행보의 일환인 셈이다. 황 CEO의 이 같은 모습은 수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깐부 회동 당시에도 깐부치킨 앞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또한 대한민국 문화를 존중한다는 뜻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황 CEO는 방문하는 나라에서도 서민적인 음식점을 주로 찾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2026에 기자들과 만나 방한 기간 가장 기대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며 "이번에 한국에 가면 치킨, 삼계탕, 삼겹살을 먹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0 © 뉴스1 김진환 기자
韓 충성 고객 확보하고 피지컬 AI 협상에도 '도움'
애플이 팬덤 문화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했듯 AI 시대에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의 엔비디아를 만든 것은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시리즈다. 글로벌 게임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은 황 CEO 입장에선 충성 고객으로 반드시 계속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국가로 볼 수 있다.
서 교수는 "황 CEO는 과거 한국 PC 게임 시장에 그래픽카드를 공급하며 성공이 시작됐다는 서사가 있다"며 "한국인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황 CEO의 방한은 자율주행, 로봇 등의 피지컬 AI가 주요 화두다. 피지컬 AI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인 엔비디아는 제조업 역량이 뛰어난 우리나라 기업과의 협업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황 CEO는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릴레이 회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 소장은 "당장 삼겹살 음식점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서로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향후 중요한 안건이 생겼을 때 수월하게 논의하거나 실무진 간 접근 방식을 유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재차 확인시키기 위한 자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소장은 "결속력을 강하게 다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에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도권을 쥐면서도 불안한 구석이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 총수들이 조연 역할을 자처하며 황 CEO와 함께 공동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엔비디아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랜딩 측면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삼겹살 회동 외에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택진 엔씨 대표 등과도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황 CEO는 7일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 시구를 펼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이에 화답하는 뜻으로 시타자로 나선다.
황 CEO는 잠시 시간을 내 tvN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한다. 8일에는 여의도 LG그룹 사옥과 네이버 제2 사옥 등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도 찾아 연구 시설도 참관하고 학생들도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날 국내 로봇·AI 스타트업 대표 및 연구진 등과 신라호텔에서 비공개 간담회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이 같은 일정을 모두 마친 후 8일 저녁 혹은 9일 오전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goodd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