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월 한진과 로젠이 각각 신청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행위 관련 동의의결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했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나 심의를 받는 기업이 스스로 피해 구제나 원상회복 등 타당한 시정 방안을 내놓으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빠르게 마무리해 주는 제도다.
공정위 조사 결과 두 회사는 영업점이나 화물운송업자에게 용역을 위탁하면서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경영 리스크와 민·형사상 책임을 떠넘기는 부당특약(독소조항)을 다수 설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사고 책임까지도 하청업체와 택배기사에게 전가하기도 했다.
전방위 조사가 들어오자 한진과 로젠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상생안을 공정위에 제시했다. 기존에 대리점(영업점)이 전액 부담하던 부동산 담보 설정 비용을 본사와 절반씩 나눠 내도록 계약서를 개정하고, 하도급법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겼다.
한진은 대리점 소속 기사들에게 3년간 추석 선물을 주고, 안전·계절용품과 자녀 입학 축하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로젠 역시 영업소장 대상 명절(추석) 선물 지급, 정기노선 운송기사 휴가 시 대체 운송비 일부 지원, 물류센터 작업자를 위한 핫팩, 얼음물 등 냉·난방 용품을 제공할 계획을 적어 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들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피해를 본 하청업체 수가 많고, 부당특약 종류도 다양해 사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한진에 경우 안전사고 관련 책임을 회피하는 조항이 포함돼 행위의 중대성을 엄중하게 살펴야 한다고보 봤다.
공정위는 또 두 회사가 제시한 시정방안 상당수가 법 준수와 재발 방지를 위해 원래 이행해야 할 의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핫팩이나 명절 선물 같은 대책이 부당특약으로 인한 하청업체의 피해를 구제하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동의의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사건은 정식 심의 절차를 밟았다.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부당특약 설정과 서면발급 의무 행위 위반 등 혐의로 한진과 로젠에 각각 6억 9600만원, 3억 7800만원의 과징금과 함께 부당특약을 90일 내 수정·삭제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려면 예상되는 시정조치에 비해 상생안의 인센티브의 효과가 훨씬 더 커야 한다”며 “상생안이 예상되는 시정조치와 큰 차이가 없어 절차가 기각됐다”고 말했다.
한진 인천공항GDC 외경. (사진=이데일리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