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흑자 282.9억 달러 '역대 2위'…4개월 만에 '1000억 달러' 돌파(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5일, 오전 10:29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7.7 © 뉴스1 김영운 기자

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출 호조에 힘입어 282억 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3월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웃돌았고, 올해 1~4월 누적 흑자도 1027억 달러로 4개월 만에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수출 부진보다는 분기 말 수출 집중 효과가 사라지고 주요 기업 배당 지급이 몰린 계절적 영향이 컸다.

경상흑자 282.9억달러…반도체 랠리에 36개월째 흑자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6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282억 9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지난 3월(379억 3000만 달러)보다 96억 4000만 달러 감소했다. 다만 역대 최대 흑자였던 3월에 이어 역대 2위 흑자 규모다. 지난해 같은 달(45억 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527.3% 늘었다.

한은은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를 중심으로 IT 품목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IT 품목 수출도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 등으로 늘면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상품수지는 분기 말에 수출이 집중되는 효과가 사라지며 전월보다는 흑자 규모가 다소 줄어들었으나 반도체 호조세 지속으로 높은 수준의 흑자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4월 흑자에 따라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2023년 5월부터 이어진 36개월 연속 흑자는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의 흑자 기록이다.

상품수지는 338억 8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97억 8000만 달러) 대비 246.4% 급증했다. 3월(356억 8000만 달러 흑자)에 이은 역대 2위 규모다.

4월 수출은 90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586억 1000만 달러) 대비 319억 8000만 달러(54.6%) 증가했다.

품목별 수출을 보면, IT 품목(125.9%)은 컴퓨터주변기기SSD(411.3%), 반도체(171.4%), 무선통신기기(5.5%)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비IT 품목(10.3%)도 석유제품(39.4%), 화공품(10.7%)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다만 철강제품(-0.6%), 기계류·정밀기기(-2.1%), 승용차(-7.2%) 등은 감소했다.

유 부장은 "IT 품목이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IT 품목 중에서도 의약품,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제품, 선박 등의 수출도 누적된 수주 물량이 수출되면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수출은 동남아(74.2%), 중국(62.6%), 미국(54.0%), 일본(28.4%), EU(8.5%) 등에서 고르게 늘었다. 다만 중동(-24.9%)은 전쟁 여파로 수출이 줄었다.

4월 수입은 567억 달러로 전년 동월(488억 4000만 달러) 대비 78억 6000만 달러(16.1%) 증가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유가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반도체·장비 등 자본재 수입도 늘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자본재(27.7%)의 경우 반도체제조장비(55.5%), 반도체(52.8%), 정보통신기기(23.8%), 수송장비(4.5%) 수입이 늘었다. 원자재(12.3%)는 석탄(26.7%), 화공품(21.3%), 원유(13.1%), 석유제품(3.9%)에서 늘고 가스(-12.0%) 수입은 감소했다.

소비재(4.9%)는 승용차(3.5%), 금(35.3%) 등 내구소비재 수입이 7.4% 증가했다. 비내구소비재도 5.1%, 직접소비재는 1.3% 늘었다.

유 부장은 유가 급등에도 수입 증가 폭이 제한된 것과 관련해 "물류의 영향이 조금 있을 것 같지만 수급 차질이 크게 일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원유 도입 단가는 44.2% 올랐지만 물량은 20%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4월 서비스수지는 24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27억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전월(13억 10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확대됐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가 2022년 12월 이후 40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다만 한은은 매월 말 이뤄지던 거액의 컴퓨터서비스 대가 수취가 5월 초로 지연된 데 따른 일시적 적자라고 설명했다.

4월 여행수지는 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3월(1억 4000만 달러 흑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다만 4월 입국자수도 2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전년 동월(5억 3000만 달러 적자) 대비로는 적자 폭이 개선됐다.

본원소득수지는 25억 3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4월 계절적인 배당지급 집중과 함께 주요 기업의 배당 성향이 상승하면서 배당소득수지는 30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본원소득수지 적자 규모가 4월 기준으로는 역대 10번째로 컸고, 배당소득수지는 2022년 4월 36억 200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큰 적자라고 설명했다.

유 부장은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줄어든 데 대해 "3월은 분기 말이다 보니 수출을 많이 밀어내는 경우가 있고, 4월은 주요 기업들의 배당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배당으로 지급되는 부분들이 58억~60억 달러 정도 되는데 이 부분이 반영되다 보니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6.5.8 © 뉴스1 김영운 기자

경상흑자 사상 처음 3개월 연속 200억 달러 웃돌아…1~4월 누적도 1000억 돌파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웃돌았다. 1~4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1027억 달러로 이미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은은 4개월 만에 2024년 연간 흑자 규모를 상회했고, 지난해 역대 최고 흑자 규모에도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입수 가능한 자료 기준 우리나라의 1분기 경상수지는 744억 달러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중국, 독일, 일본, 대만에 이어 5위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일본·대만·독일을 앞섰다.

금융계정은 254억 6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로 집계됐다. 전월(369억 9000만 달러)보다 증가 폭은 줄었다.

직접투자는 76억 달러 증가해 전월(51억 2000만 달러)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증권투자는 47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전월(380억 5000만 달러) 대비 크게 줄었다.

내국인 해외투자는 82억 2000만 달러 늘었다.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기타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가 59억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35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주식의 경우 12억 4000만 달러 감소했지만 전월(293억 4000만 달러 감소)에 비하면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다. 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부채성증권 투자가 47억 5000만 달러 늘어났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현금 및 예금을 중심으로 88억 7000만 달러 증가했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47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5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 부장은 "5월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라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한 상황이고, 본원소득수지도 배당 집중 등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흑자로 전환됐다"며 "5월 경상수지는 3월에 버금가는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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