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6.5 © 뉴스1 박정호 기자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이틀 만에 7% 넘게 하락했다. 주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8800선까지 끌어올렸지만, 주 후반 매도세가 거세지며 코스피는 8100선까지 밀렸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 물가 지표 발표와 스페이스X 상장 등 주요 이벤트를 거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브로드컴 쇼크·고환율' 외인 탈출에 미끄러져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5일) 코스피는 8476.15포인트(p)에서 315.56p(3.72%) 내린 8160.59에 거래를 마쳤다.
주초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로 8800선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업황 기대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PC 시장 진출 공식화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주 후반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코스피는 이틀 만에 7.28% 밀렸다. 젠슨 황 CEO 방한 효과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데다 브로드컴의 AI 칩 관련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든 영향이다.
이에 그동안 자금이 집중됐던 국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달러·원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40원까지 오르며 외국인의 차익실현 압력을 키웠다.
이에 외국인은 지난주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9조 3874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11조 7834억 원 규모로 순매도하며 반도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CPI·PPI 등 물가지표에 스페이스X 상장까지…내주 변동성 변수 산적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다음 주엔 주요 물가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10일에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1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특히 이번 물가 지표는 17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오는 마지막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크다.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미 국채금리와 달러가 재차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수급 부담으로 이어져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이란 협상이 교착 국면에 머무는 상황에서 물가 불안까지 겹칠 경우 시장의 민감도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12일(현지 시각) 예정된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도 변수로 꼽힌다. 초대형 기업공개(IPO)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존 기술주에 몰렸던 자금이 일부 이탈하거나, 국내 증시 주도주에 대한 매수 강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스페이스X는 최대 75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하는 대형 IPO인 만큼, 상장 직후 글로벌 성장주 투자자금의 관심이 미국 신규 상장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물가 및 환율 상승 우려,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M7 수급 우려, 실적 모멘텀 공백기 등으로 인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7800~8900선을 제시했다.
증권가 "AI 밸류체인 여전히 긍정적…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변동성을 대외 변수에 따른 단기 조정 요인으로 보고, 반도체주를 비롯한 AI 밸류체인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하고 있다.
최근 브로드컴의 AI 칩 가이던스가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졌지만, 알파벳이 AI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800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투자 장기화 기대를 뒷받침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6월 핵심은 주도주 이탈이 아니라 주도주 유지 속 순환매 확산"이라며 "후행적 명분을 대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IT 섹터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 또한 "6월 중순 이후 프리어닝 시즌이 시작되고, 7월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이 전개되면서 실적/매크로 장세로서의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며 "7월, 8월 강한 상승추세 전개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seungh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