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폭포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홍제폭포(서울관광재단 제공)
초여름을 앞두고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주말마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뚫고 외곽으로 나가는 대신 도심 속에서 피서를 즐기는 이른바 '물멍'(물을 보며 멍때리기)이 새로운 휴식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서울관광재단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시민과 관광객들이 도심에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수변 공간 6곳을 테마별로 선정해 발표했다. 거대한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실제 폭포부터 지하철로 쉽게 닿을 수 있는 계곡, 최첨단 기술로 도심 한복판에 파도를 구현해 낸 미디어아트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서울의 피서지들을 소개한다.
홍제폭포복합문화센터 미디어아트(서울관광재단 제공)
빌딩 숲에 쏟아지는 거대 물줄기…'인증샷 성지' 된 도심 폭포
자연 지형을 활용해 만든 인공폭포는 시각적인 시원함과 더불어 지역 상권까지 살리는 문화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대문구 홍제천을 따라 걷다 보면 나타나는 홍제폭포(높이 25m, 폭 60m)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국적인 풍경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폭포 맞은편 창고를 개조해 '카페 폭포'와 '폭포책방'을 연 데 이어, 최근에는 폭포의 사계절을 담은 미디어 전시관과 다목적 공간을 갖춘 복합문화센터까지 개관해 볼거리와 쉴 거리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용마폭포(서울관광재단 제공)
중랑구 용마폭포공원은 과거 방치되던 채석장 암반 지대를 살려 도심 속 가장 웅장한 폭포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도시 재생 사례다.
51.4m 높이의 주폭포를 중심으로 청룡폭포와 백마폭포가 세 줄기로 낙하하며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가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서늘한 바람은 한여름 빌딩 숲의 열기를 피하기에 제격이다. 평소 하루 2번 가동되지만, 야간 나들이객이 몰리는 이달 29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저녁 시간대(오후 5~6시)를 추가해 총 3회 물줄기를 뿜어낸다. 주변에는 인공암벽장과 맨발 황톳길도 조성돼 있다.
벽운계곡(서울관광재단 제공)
"지하철 타고 훌쩍 떠나요"…서울에 숨겨진 청정 계곡
멀리 지방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대중교통만으로 닿을 수 있는 천연 피서지도 있다.
수락산 벽운계곡은 맑은 물과 숲 그늘이 어우러진 곳으로, 하류는 수심이 얕아 어린아이들이 놀기 좋고 상류 신선교 부근에는 '선녀탕'이라 불리는 웅덩이가 있어 성인들도 탁족을 즐길 수 있다.
다만, 6월 초순에는 강수량에 따라 수량이 적을 수 있어 비가 내린 직후 방문하는 것이 물놀이에 유리하다. 입구 약수터를 지나 데크를 따라 오르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이용하기 좋은 평상과 치유의 숲이 마련되어 있다.
진관사 계곡의 풍경(서울관광재단 제공)
은평한옥마을을 지나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진관사 계곡은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보호구역이다.
진관사는 과거 칠성각 보수 작업 중 3·1운동 당시 태극기 등 독립운동 유물 20여 점이 발견된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기도 하다.
자연 훼손 방지를 위해 계곡 직접 출입은 제한되지만, 사찰 앞을 흐르는 맑은 물소리만으로도 도심의 소음을 잊게 한다. 양서류 산란 및 번식기인 6월까지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본격적인 가벼운 물놀이는 7월부터 하류인 마실길근린공원에서 가능하다.
청계 소울 오션을 즐기는 사람들(서울관광재단 제공)
발끝에 일렁이는 파도…밤이 더 화려한 '디지털 바다'
실제 계곡물이 아닌, 화려한 빛과 첨단 영상 기술로 도심 한복판에 파도를 구현해 낸 디지털 수변 공간도 야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청계천 광교 아래 조성된 미디어아트 '청계 소울 오션'은 어두운 수변 산책로를 디지털 바다로 변모시킨다. 현재 봄 테마영상이 상영 중이며 6월 2주 차부터는 간송미술관과 협업해 동양적 매력을 담은 '조선의 풍류'라는 새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철 야간 산책 수요가 늘어나는 6월부터 8월,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불을 밝힌다.
바다를 걷는 듯한 하늘길 미디어아트(서울관광재단 제공)
단순히 시각적인 시원함을 넘어 역사적 공간이 주는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사색하는 '웰니스'(Wellness) 피서도 가능하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천주교 순교 성지라는 역사적 무게감에 미디어아트를 접목했다.
지하 3층부터 지상 공원까지 수직으로 뚫린 '하늘광장'과, 붉은 벽돌 경사로에 은은한 영상이 흐르는 미디어아트 전용 공간 '하늘길'은 마치 깊은 바닷속을 걷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한다. 일상의 소음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온전한 적막 속에서 마음의 온도를 낮추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제격인 장소다.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