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시민이 항공편을 보고 있다. 2026.4.19 © 뉴스1 김민지 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해외여행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유류할증료가 여행 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든 탓이다.
유류할증료가 소폭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잠시, 엔저 현상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감염병 리스크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올여름 여행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5월 해외여행 수요 30% 급감…유류할증료 '직격탄'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30% 넘게 줄어들며 고유가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의 월간 실적 자료를 보면 패키지 및 항공권 송객 인원은 6만 9832명으로 전년 대비 30.2% 급감했다. 상품별로는 패키지가 18.7% 줄었고 항공권 단독 판매는 56.1%나 반토막이 났다.
4월까지만 해도 패키지 수요가 전년 대비 4.4% 증가하며 버텼으나, 유류할증료가 33단계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5월을 기점으로 수요가 일제히 꺾였다. 6월 들어 27단계로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여행객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두투어 측은 "유류할증료가 고객 부담을 키우면서 여행 심리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희비도 뚜렷하다.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노선은 전년 대비 18.6% 증가하며 선방했다. 반면, 장거리 노선은 직격탄을 맞았다. 동남아 45.9%, 남태평양 48.9%, 미주 48.9% 등 수요가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 등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 집단 발생이 이어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선언했다. 2026.5.22 © 뉴스1 이호윤 기자
"할증료만큼 깎아준다"…여행지·OTA의 가격 총공세
수요 급감에 위기감을 느낀 여행사와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들은 이례적인 가격 할인 공세에 나섰다.
괌정부관광청은 항공사, 여행사, 카드사 등과 연합해 유류할증료 지원 프로모션을 가동했다. 박지훈 괌정부관광청 한국지사장은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파트너사들과 함께 실질적인 재정 지원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OTA들도 직접 지갑을 열었다. 놀유니버스는 괌 항공권 예약 고객에게 1인당 최대 10만 원을 즉시 할인해 주고, 여기어때는 해외 항공권 결제 금액의 3%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노랑풍선은 '아동 항공권 전액 무료'라는 파격적인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엔화 160엔·에볼라까지…여름 성수기 '악재' 겹쳐
7월부터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3만 5200원에서 2만 4200원으로 1만 1000원 인하될 예정이나, 해외 여행객들의 부담인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새로운 악재들도 잇따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에 바짝 다가서면서, 그동안 수요를 견인해 온 일본 여행 시장조차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0엔 돌파 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렴한 일본 여행의 매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프리카발 에볼라 확산 소식도 여행 심리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DR콩고·우간다 등 5개국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상황 관리 체계를 가동 중이다. 실제 한국인 인기 여행지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지만, 글로벌 감염병 리스크가 부각되는 것 자체가 여행객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일부 조정된다고 해도 여전히 높고, 환율과 질병 등 대외 변수가 겹쳐 있어 올여름 성수기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