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4년10개월만에 최고…실물경기와 격차 '닷컴버블' 수준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7일, 오전 11:33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6개월 연속 상승하며 4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증시 회복에 힘입어 향후 경기 개선 기대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의 격차는 2000년 3월 '닷컴버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수출과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기대는 앞서가고 있으나 소비·건설 등 내수 전반으로 회복세가 확산하는 속도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OECD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102.50으로 전월보다 0.2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1년 6월(102.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LI는 약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지표다. 한국 CLI는 지난해 1월 99.59를 기록하며 6개월간 이어진 하락세를 끊은 뒤 반등했다. 같은 해 6월부터는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고, 이후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OECD가 공개한 12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긴 상승 흐름을 보였다.
국내 경기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표되는 4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4.1로 6개월 연속 올랐다. 이는 2000년 8월(104.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2로 집계됐다. 석 달 연속 상승했고, 두 달째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문제는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이다.
4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차이는 3.9p로 집계됐다. 이는 '닷컴버블' 정점기로 불리는 2000년 3월(4.5p) 이후 최대 수준이다.
두 지표 간 격차는 지난해 4월 이후 확대되는 흐름이다. 앞으로의 경기 개선 기대가 현재 경기 회복 속도를 크게 앞서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선행지수 상승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금융시장 개선세가 주도하고 있다.
선행지수 구성 지표 중 수출입물가비율은 반도체 등 수출 단가 상승 영향으로 4월 전월 대비 3.2% 올랐다. 3월 상승률(1.1%)보다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도 같은 기간 7.9% 상승하며 선행지수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면 내수 관련 지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반영하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8p 하락했다. 수요 대비 재고 흐름을 보여주는 재고순환지표도 2.0%p 떨어졌다.
동행종합지수에서도 이런 온도 차가 나타났다. 광공업생산지수는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전달 1.0%에서 4월 1.6%로 상승 폭을 키웠다.
하지만 소매판매액지수는 0.8% 감소하며 넉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액도 0.9% 증가에 그쳤다.
수출과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소비와 건설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는 아직 충분히 번지지 못한 셈이다.
통상 경기 회복 초기에는 선행지수가 먼저 오르고 동행지수가 뒤따르는 시차가 나타난다. 다만 두 지표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선행지표 호조에 기반한 경기 개선 기대가 실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힘이 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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