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2시 마감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1.5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공항 환전소 달러 현찰 매매 환율은 이미 1620원대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원화 약세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48% 하락해 러시아 루블화에 이어 주요국 통화 가운데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중국 역외 위안(-0.38%), 대만 달러(-0.55%) 등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도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18조원 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자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수요가 겹치며 달러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물가와 고용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수출기업들의 달러 환전이 지연되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서울 외환시장 휴장일이었던 지난 3일 뉴욕 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 환율이 1,530원대로 치솟으면서 이튿날 역내 주간 거래에서도 개장 직후 환율을 끌어올렸다. 주간보다 거래량이 적어 역외 시세의 영향력이 큰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더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지난 4일 주간 거래에서 1520∼1530원대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이어진 야간 거래에서 빠르게 상승 폭을 키워 1540원대로 올라섰다. 이튿날도 마찬가지로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더 올라 전고점을 깨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편 외환당국이 최근 잇따라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외환당국은 지난 달 22일 환율이 장중 1520원에 근접하자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어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냈으며, 지난 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도한 쏠림에 필요시 즉시 조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환율은 크게 출렁이며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려면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외국인 국내주식 자금 유입이 선행돼야 한다”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고 유가가 안정돼야 환율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의 점진적 하락 기조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