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24시간이 모자라"…우래옥·PC방·시구·깐부치킨 종횡무진(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7일, 오후 09:47

황 CEO는 방한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회동했다. 서울 홍대 인근 삼겹살집에서 '삼소 회동'이 성사되면서 지난해 '치맥 회동'에 이어 또 한 번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게임 업계와의 만남도 이뤄진다. 황 CEO는 7일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김택진 엔씨 대표와 잇달아 만난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24시간이 모자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셋째 날인 7일 말 그대로 '종횡무진'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미래 모빌리티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고 이어 게임업계 수장들을 만났다.

곧바로 잠실구장으로 이동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면담하고 KBO리그 시구에 나섰다. 저녁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폭탄주 '러브샷'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정의선 만나고 게임업계 방문…AI 협력 광폭 행보

이날 황 CEO의 첫 일정은 정의선 회장과의 '깜짝 회동'이었다.

황 CEO는 이날 낮 서울 을지로 우래옥에서 정 회장과 식사를 함께했다. 오는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방문을 앞두고 성사된 만남으로, 업계에서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AI 기반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자율주행 기술, 스마트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역시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플랫폼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어 양측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을지로 우래옥에서 오찬 회동 후 나서고 있다.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7 © 뉴스1


이후 황 CEO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PC방으로 이동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황 CEO는 평소 한국의 PC방 문화와 e스포츠 산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PC방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국내 시장에 본격 확산한 상징적 공간이자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 성장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PC 그래픽카드 기업에서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이날 방문 역시 엔비디아의 뿌리를 상징적으로 확인하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장 의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너무 짧은 시간 이벤트를 즐기고 간 것이어서 사업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엔비디아의 뿌리를 PC방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2026.6.7 © 뉴스1 이호윤 기자


KBO 첫 시구 후 최태원과 '깐부 회동'

황 CEO는 오후 4시 10분쯤 잠실야구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야구팬으로 알려진 그는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이 새겨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그는 "이곳에 와서 좋다. 나와 나의 가족, 엔비디아를 환영해 준 한국에 감사하다"며 힘차게 공을 던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는 두산 창립연도인 1896년을 의미하는 96번을 유니폼에 새기고 시타자로 나서 황 CEO의 시구에 화답했다.

황 CEO는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대만프로야구(CPBL) 경기에서 시구한 경험이 있지만 KBO리그 시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 CEO는 약 1시간 반 동안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에 화답했다. 팬서비스 도중 야구장 전광판에 자기 얼굴이 비치자 즉석에서 춤을 추며 유쾌한 모습을 뽐내기도 했다.

두산과의 협력 가능성을 묻자 "오늘은 시구에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로봇 공학 관련 연구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그리고 제조업 분야에서 정말 탁월한 한국에서 로보틱스가 많이 발전했다"며 한국의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2026.6.7 © 뉴스1 이호윤 기자


저녁에는 다시 재계 총수와의 만남이 이어졌다. 황 CEO는 오후 7시쯤 깐부치킨 삼성점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가졌던 장소다.

황 CEO는 깐부 회동 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AI 슈퍼컴퓨터부터 CPU, 새로운 PC, 로보틱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에 이곳에 와서 계획을 논의하고 있고 아마 내일 몇 가지 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이 배석했다. 엔비디아 측에선 황 CEO와 부인 로리 황,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등이 참석했다.

회동 도중 황 CEO는 직접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줬다. 이 과정에서 황 CEO는 "HBM! More HBM!"을 외치며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 회장도 비락식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호응했다. 곽 사장과 김 사장 등 SK 경영진도 함께 나와 치킨과 음료를 전달했다.

현장에서는 한국식 폭탄주 문화도 소개됐다. 곽 사장은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에게 소맥 제조법을 알려줬다. 황 CEO는 숟가락으로 소주잔을 두드려 폭탄주가 만들어지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미는 일명 '러브샷'이 장식했다. 황 CEO와 최 회장은 폭탄주를 들고 양팔을 교차해 마셨고 주위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최 회장은 건배 과정에서 "이제 진짜 깐부가 됐다(So now become a 깐부)"고 말했고, 두 사람은 지난해 회동 때 사용했던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최 회장과 황 CEO는 8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중구 SK 서린빌딩에서 티미팅을 가진 뒤 SK와 엔비디아 간 AI 협력 현황 등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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