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탈세 제보는 조사부터 세금 부과, 납세자 불복 소송, 추징액 확정, 포상금 지급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포상금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 독려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신고 유인을 높일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탈세를 비롯해 각종 신고포상금의 한도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등 세법 개정안을 재정경제부에 건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주가조작 및 회계부정,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등 타 부처 포상금제도의 상한선이 잇달아 폐지되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세청이 운영 중인 신고포상금 제도는 △탈세 제보 △체납자 은닉재산 신고 △차명계좌 신고 △현금영수증 발급 거부 및 허위 발급 신고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 등이다.
이 가운데 한도가 가장 높은 분야는 ‘탈세 제보’다. 탈세 제보는 추징세액의 5~20%를 최대 40억원까지 지급하며, 최근 국세청이 대대적으로 단속 중인 ‘부동산 탈세’도 여기에 포함된다. 계산상 탈세 적발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해 정부가 추징한 세액이 약 745억원에 달하면, 제보자는 현행 기준 최대치인 40억원(4억 2000만원+30억원 초과 추징액의 5%)을 받게 된다.
이외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 신고엔 최대 30억원,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 신고엔 최대 20억원의 포상금이 걸려 있다.
탈세 제보는 증가세다.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탈세 제보로 포상금이 지급된 건수는 516건으로 전년(310건)보다 66% 늘었다. 지급된 총 포상금은 208억 71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대 포상금이 지급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건당 평균 포상금 지급액을 따져보면 4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은닉재산이나 차명계좌 등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액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고 독려 위한 포상금 선지급도 검토해야”
국세청은 신고포상금 상한이 완전히 사라지면 대형 탈세 제보가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 등 제보는 주로 내부자에 의해 이뤄지는데 연봉 10억원이 넘는 대기업 임원이 40억원에 인생을 걸겠나”라며 “포상금 상한이 없어지면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대로 그야말로 ‘팔자 고칠 수 있는’ 확실한 기회가 되니 신고 유인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신고부터 실제 포상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너무 길다는 점이다. 결정적 제보를 계기로 조사에 착수해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대부분은 납세자의 불복으로 이어져 지난한 법적 공방을 벌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상한을 없앤 공정위의 경우, 소송 등 납입 지연 가능성을 감안해 과징금 부과 결정 시점에 예정 포상금의 10%(1억원 한도)를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국세청은 이러한 선지급제도 도입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소송이 끝나기까지 2~3년이 걸리는 경우가 꽤 있고 쟁점이 복잡할수록 최종 징수액이 달라질 수 있어 선지급이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선지급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직장과 사회적 관계를 모두 잃을 수 있는 내부 제보자의 위험 부담을 감안할 때, 포상금 한도 폐지는 신고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면서도 “국세청이 과세에 자신 있다면 제보자가 무작정 기다리지 않도록 세금부과 시점에 포상금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