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끝나자 다시 고개드는 '지방행'…숨죽인 금융당국·공공기관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8일, 오전 05:50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25 © 뉴스1 임세영 기자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내부에서는 세종 이전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반면, 금융 공공기관들은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인력 이탈과 조직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 부처의 세종 이전은 국무총리실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토교통부가 중심이 돼 로드맵을 마련 중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 2기 국정 운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세종 이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해 금융위를 기획재정부에 흡수하고 정책과 감독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이 추진되다 무산됐지만, 부처 이전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어서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대통령 세종집무실 이전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 이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결국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직원들은 이미 세종 이전을 전제로 생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부처가 이전하면 가족은 서울에 두고 혼자 세종으로 내려가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거주지를 알아보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금융 공공기관들은 지방 이전 가능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전 지역과 대상 기관을 둘러싼 정치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조직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IBK기업은행은 대구 이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대구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추 당선인 역시 공공기관 유치 공약을 내세운 만큼 이전 논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서울 잔류 여부도 관심사다. 강원 원주와 충북 음성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피감독기관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감독 효율성을 고려하면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지방 이전 가능성과 관련해 "감독기구가 현장을 떠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 밖에도 과거 부산 이전 논의가 있었던 산업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도 이전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그동안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을 밝혀온 만큼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금융권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금융 공공기관들은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인력 유출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산업은행은 부산 이전이 추진되던 시기에 자발적 퇴사자가 연간 30명 안팎에서 100명 수준으로 급증한 바 있다. 노조는 당시 핵심 인력 이탈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의 세종 이전은 사실상 시간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금융 공공기관은 상황이 다르다"며 "구체적인 이전 로드맵이 나오기 시작하면 노조 반발과 인력 이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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