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사진=경총)
우선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는 원격의료와 양방향 충방전(V2G), 주차로봇, 4족 보행 로봇 관련 규제 개선이 대표 사례로 꼽혔다. 경총은 코로나19 기간 비대면 진료 수요가 확인됐음에도 법적 근거가 부족했던 원격의료 제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이에 따라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며, 재진 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12월부터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전기차를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V2G 기술도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됐다. 경총은 충·방전 요금 체계와 계통 연계 기준, 인센티브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해 왔으며 정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V2G 상용화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전력망 안정화와 전기차 활용도 확대 측면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주차로봇과 4족 보행 로봇의 사업화 기반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주차로봇이 기계식 주차장치로 분류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할 수 없었지만 정부는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해 일정 조건 아래 설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또한 바퀴형 로봇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운행안전인증 체계를 개선해 순찰·배송·재난 대응 등에 활용되는 4족 보행 로봇 전용 인증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선도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공장 내 소방관 진입창 설치 규제가 합리화됐다. 기존에는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클린룸 등 특수시설 운영에 부담이 컸지만, 개정안은 높이 44m를 초과하는 반도체 공장의 진입창 설치 의무를 면제하고 특수시설에 대해서는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단지 내 반도체 공장 높이 제한도 완화됐다. 정부의 용적률 상향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고 높이 120m 제한으로 증설 효과를 누리기 어려웠으나, 관련 계획 변경을 통해 최고 높이가 150m로 상향됐다. 아울러 반도체 공정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던 고압가스 안전기준도 업계 의견을 반영해 별도 기준 마련이 추진된다.
기업 현장의 경영 애로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비숙련 외국인력(E-9)의 현장 간 이동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동일 사업주 소속 외국인 근로자의 현장 이동을 보다 유연하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고용허가제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건설현장 소방설비 관련 규제도 손질된다. 현행 규정상 설치가 의무화된 간이소화장치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존 소방시설을 대체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기업 부담을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 대응과 관련해서는 국가 전력배출계수 공표 주기가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이에 따라 원전·재생에너지 확대 등 전력 믹스 변화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보다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게 됐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인공지능(AI), 로봇, 미래차 등 첨단산업은 기술 발전 속도가 법·제도 정비 속도를 앞서고 있다”며 “상용화 이전 단계부터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선 허용·후 규제 원칙을 확립해 미래산업 성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 협력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밀착형 규제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