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600원 갈라' 외환당국 구두개입…대통령도 "정상 아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후 06:4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외환당국이 8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국내 경제 여건 호조에도 원화 가치만 ‘나홀로’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1600원을 바라보는 수준에 이른 데 따른 조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은 상대적으로 자주 나왔지만, 공식 구두개입은 지난달 22일 이후 올해 두번째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8.29% 떨어진 7484.41에, 코스닥은 9.08% 폭락하며 911.39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 연합뉴스)
◇ 당국, 연이틀 시장개입…환율, 1530원대로 ‘뚝’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오전 11시 45분에 ‘외환당국 메시지’를 내고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요인 이외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거래일대비 4.1원 내린 1535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야간장에서 미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전망 등에 1561.5원까지 급등했으나, 전날(7일)부터 이어진 당국의 시장개입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주식시장 급락과 외국인 순매도, 국고채 시장 약세에도 이례적으로 원화 가치만 오른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참석자들은 지난 7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회의)에서도 구두개입성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수요가 엿보인다며 시장 교란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환율이 중동 긴장 고조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단기 급등했으며,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외국인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 외에 일부 투기적 거래가 쏠림을 가속화했다는 인식에서다.

수출 호조, 주식시장 급등, 성장률 전망치 상향 등 경제 지표 개선에도 환율만은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시장에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란 심리가 강해지고,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적 거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 엠피닥터)
◇ 이 대통령, 최근 환율 “일시적 현상”…‘리밸런싱’ 막바지 분석도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최근 환율 흐름에 대해 “목표 환율이라는 게 있기는 어렵고 짐작되는 적정 환율은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일시적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인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는 국내 주식시장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리밸런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 기준에 맞춰 기계적으로 수익 실현을 하거나,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서 한국 주식의 비중이 커지자 정해진 비중을 맞추기 위해 보유 주식 중 일부를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게(외국인 리밸런싱) 계속되기는 어렵다”며 “언젠가는 대한민국 주식시장도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들의 차익실현과 비중 조절의 대상이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50% 수준으로 떨어졌고,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비중도 지난 5일 기준 37.8% 수준으로 내려오는 등 리밸런싱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 6월호’에서 “중동전쟁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시장금리 상승세도 지속됨에 따라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 여건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하방 위험이 여전히 시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외환당국은 투기성 거래와 시장 교란 움직임 관련 서면 조사를 통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필요시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가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역외 NDF 시장의 수요를 국내 달러선물환(DF) 거래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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