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초과세수는 미래 투자에"…'기금 신설·국부펀드' 조성 검토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8일, 오후 06:39

이재명 대통령. 2026.6.8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 활용 방안과 관련해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가 기금 신설과 국부펀드 조성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초과세수를 단기 소진하기보다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전략산업과 국가 성장 기반 확충에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며, 별도 기금이나 투자기구를 통한 중장기 운용 구조 설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산·바이오·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집중 투자와 함께 주거·복지 등 사회안전망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미래 투자가 성장동력 확충에 그치지 않고 양극화 완화와 사회안전망 강화로도 이어져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기금·국부펀드 검토…"초과세수 미래 투자"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발 초과세수 활용 방안과 관련해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며 "초과 세수는 가장 중점적으로는 미래 세대를 위한 또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빚이 없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니다"라며 국채 상환 중심의 활용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투자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미래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총국세수입을 415조 4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법인세 증가 등으로 기존 전망(390조 2000억 원)보다 25조 2000억 원 많은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이중 법인세는 101조 3000억 원으로 기존 전망치(86조 5000억 원)보다 14조 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증시 활황이 맞물리면서 기업 실적 개선과 증권거래세 증가 등이 이어져 실제 세수는 전망치를 더욱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결산 이후 세계잉여금이 발생하면 지방교부세(19.24%)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79%) 부족분을 우선 정산해야 한다. 이후 남은 재원의 30% 이상은 공적자금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도 국채 상환 등에 활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별도 기금 설치나 추경 편성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정당국은 초과세수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금 및 국부펀드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금은 초과세수를 적립해 미래 재정 수요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가 영구적이지 않은 만큼 향후 경기 둔화나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추진 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로 법인세 수입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왔다.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4조 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이 겹친 2024년에는 63조 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모두 당장 사용하기보다 별도 기금에 적립해 미래 재정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부펀드는 초과세수를 국내외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기금이 재원을 쌓아두는 역할이라면 국부펀드는 적립된 자금을 굴려 수익을 내는 투자 수단에 가깝다.

정부는 국부펀드를 통해 미래 산업이나 성장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 수익을 다시 국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달 "초과 세수는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하고 그걸로 또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역시 가능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기금 조성이나 국부펀드 활용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초과세수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금과 국부펀드 조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 관계자가 전시된 웨이퍼 검사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2025.2.19 © 뉴스1 황기선 기자

AI·바이오부터 사회안전망까지…"미래 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초과세수를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활용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투자 대상을 특정 산업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금과 국부펀드를 조성해 국내외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이 가능하다"며 "AI와 바이오, 방산 등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에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부펀드는 단순히 재정을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수익을 다시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투자를 단순히 반도체나 AI 산업 지원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에너지 전환과 기후 대응, 주거·교통 인프라 확충, 인적 자본 투자 역시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라고 말했다.

특히 초과세수를 활용한 미래 투자가 양극화 완화와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확산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노동시장 충격도 커질 수 있다"며 "고용보험과 직업훈련,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재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도 미래 투자"라며 "성장동력 확충과 사회안전망 강화, 인적자본 축적을 함께 추진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초과세수를 단순히 특정 산업 지원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동력 확충과 사회안전망 강화, 인적자본 축적을 함께 추진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412조 8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국가채무가 계속 증가할 경우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재 재정은 7년째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초과세수는 새로운 재원이라기보다 적자를 줄이고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완화하는 데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었다고 해도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지금 같은 수준의 국가채무 증가세를 방치할 경우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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