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한일 경제연대, 에너지·AI·저출산 대응 위한 공존의 길"

경제

뉴스1,

2026년 6월 09일, 오후 04:30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제1회 정책세미나에서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6.4.28 © 뉴스1 신웅수 기자

한일 협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하고 실행력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기반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한국과 일본이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경제연대가 필요하다고 9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 한일 경제연대를 재차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일본 유력 경제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최하고 SK와 최종현학술원이 기획했다. 올해는 최 회장의 한일 경제연대 구상에 뜻을 같이하며 처음 한일특별세션을 마련했다. '견고한 한일관계를 뒷받침하는 다각적 경제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양국 정·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고문(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가토 마사히코 미즈호은행 행장과 함께 '복잡해지는 국제정세 속 한일의 지향점'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지난 2024년 제기한 한일 경제연대의 당위성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감소가 구조적 저성장을 이끌고 1995년 이후 쌓아온 자유무역 질서는 관세장벽과 수출통제로 도전을 받고 있으며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호르무즈해협 사태로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연대에 대해 "한일이 새로운 국제질서를 창출하는 '룰 메이커(Rule Maker)'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양국이 고심하는 현안을 해결할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AI, 저출산 대응을 두 나라가 함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에너지 분야에 대해선 "중동 이외 지역의 에너지 공동개발과 첨단소재, 대체 배터리 공동연구는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 함께 진출해 국제 표준 형성을 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AI 분야와 관련해서는 "미국, 중국의 기술 패권 속에서 한일이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데이터 공유와 공동 인프라 개발, 규범 표준화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국 사회의 구조적 위기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한 '한일 저출산 대책위원회'도 소개하며 "민간 차원에서 육아 환경과 기업 문화, 노동시장 구조 등을 함께 연구하고 신속히 실천 모델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리적·문화적인 접근성, 경제적 시너지 창출 가능 여부 등을 감안했을 때 같은 한자 문화권이자 반도체 경쟁력이 있는 일본을 경제연대 대상으로 꼽아 왔다. 양국의 경제연대에 대한 기대 효과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된다.최 회장은 현재 1조 8000억 달러 시장인 한국경제와 4조 2000억 달러 수준인 일본이 손을 잡으면 6조 달러 시장이 되고 시너지 효과까지 합하면 7조 달러 시장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한일 경제연대가 아시안 연합(Asian Union)의 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U 구축의 첫 단계가 한국과 일본의 경제연대라는 것이다.

양국의 강점이 결합한 효과도 최 회장은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가 손잡으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한일협력이 규제와 표준의 차이, 단기적인 정치 상황이나 불확실성 등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과거사 문제 등 양국 관계의 특수성으로 경제연대까지 넘어야 할 산이 상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최 회장은 해결 방안으로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한일협력 의제를 한데 모으는 ‘빅 텐트(Big Tent)’ 형태의 상설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두 나라 정부가 기업, 학계, 청년 등 다방면의 협력 의제를 하나로 모으는 상설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서 한일협력 추진의 어려운 점을 선제적으로 논의하자"며 "협력을 어렵게 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한일 경제연대 청사진에 도쿠라 고문은 "두 나라 공통 과제인 에너지 자급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MR 등 차세대 혁신 원전 개발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했고 가토 행장도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액화천연가스(LNG) 등에서의 양국 기업 협력을 예로 들며 "실무적 협력을 발전시켜 한일경제연대를 구체화하자"고 최 회장 제안에 힘을 실었다.

goodday@news1.kr

추천 뉴스